[설왕설래]대관령 풍차

 

 “… 저기 찬바람 하얀 눈 소복한 산은/ 누구를 기다리다 봄은 머언데/ 저기 진달래 철쭉으로 불타는 산은/ 구름도 수줍어서 쉬어 넘는데/ 대관령 아흔아홉 대관령 굽이굽이는/ 내 인생 보슬비 맞으면서 나그네가 되라네” 신봉승 시에 곡을 붙인 노래 ‘대관령’의 한 구절이다. 대관령을 특징 짓는 바람과 눈, 구름, 아흔아홉 굽이가 대관령에 올라보지 못한 사람에게도 손에 잡힐 듯 아름답게 그려져 있다.

 

 아흔아홉 굽이 대관령 옛길은 영동고속도로가 뚫리기 전만 해도 영동과 영서를 이어주는 주요 통로였다. 후고구려를 건국한 궁예는 이 길을 통해 강릉을 공략했다. 고려 태조 왕건이 수도를 개경으로 옮기자 대관령은 강릉 출신 인사들이 조정에 나가는 길로 탈바꿈했다. 조선이 한양에 수도를 정하고 중앙집권 체제를 구축하기 시작하면서는 영동에서 벼슬길에 나서는 통로가 됐다. 신사임당은 한양에 갈 때 어린 율곡의 손을 잡고 이 길을 걸었다고 한다.

 

 항상 흰 구름이 감도는 대관령은 한랭다우지역으로 가장 먼저 서리가 내리고, 겨울에는 눈이 많이 쏟아져 스키장이 들어서기에 좋은 조건이다. 한겨울에 대관령에 올라서면 세상이 온통 하얀 눈꽃 세상으로 변해 있다. 대관령은 곳곳에 터널이 뚫리게 되면서부터 강릉보다는 평창을 위한 고개로 남게 됐다. 2014년 동계올림픽이 열린다면 대관령은 세계의 고개로 다시 태어나게 된다.

 

 대관령에는 바람의 맛을 보러 가기도 한다. 이곳은 지형 특성상 기온과 기압이 주기적으로 변하기 때문에 언제나 바람이 분다. 밤낮으로 육풍과 해풍이 바뀌어 불고, 바람이 대관령을 넘으면서 거세진다고 한다. 한국에너지기술원 조사에 따르면 대관령 지역은 연평균 풍속이 초속 6.7m로 풍력발전에 좋은 여건을 갖추고 있다. 전문가들은 초속 5.5m의 연평균 풍속을 보이는 풍력 선진국 덴마크보다 여건이 나은 것으로 보고 있다.

 

 대관령에 국내 최대 규모의 풍력발전단지가 조성돼 그제부터 상업운전에 들어갔다. 소양강 다목적댐 발전소 200㎿의 절반 규모로 연간 24만4400㎿h의 전력을 생산해 5만가구에 공급할 수 있다고 한다. 에너지 자원이 크게 부족한 우리로서는 신·재생 에너지 개발의 전기가 마련됐다 하겠다.

 

안경업 논설위원 / 2006-10-28

트랙백 주소 : http://blog.segye.com/tb.php?blogid=ahnge&id=129339
Name
Password
Homepage
Secr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