율곡선생의 콧대 - 세계일보 블로그


◇1972년에 만들어진
5000원권(왼쪽)과 19
77년에 발행된 5000원
의 율곡 얼굴생김새가
확연히 다른  모습을
하고 있어요.

 요즘 집 없는 사람들이 많지만 율곡 이이도 서울에서 셋방살이를 한 적이 있다고 해요. 평생을 가난하게 살았던 율곡은 판서 자리에 있을 때에도 남의 집에 세들어 살았대요.

황해도 해주에서 살던 동안에는 대장간을 차린 뒤 호미를 만들어 양식으로 바꿨어요. 죽어서는 집안에 모아둔 것이라곤 아무것도 없어 다른 사람의 수의를 빌려 입고 염습했을 정도였습니다.

 그가 벼슬에서 물러나 있던 어느날이었어요. 최황이란 사람이 집으로 찾아왔습니다. 겸상을 해 밥을 먹는데 최황은 젓가락을 들고 머뭇거리다 한마디 했어요.
“이렇게 반찬도 없이 진지를 드신데서야….”
“나중에 해가 지고 난 뒤에 먹으면 맛이 있네, 그려”
기지에 찬 율곡의 대답이었죠.

이렇듯 율곡은 해학과 도량이 넘친 분이었지만 훗날 자신의 높은 콧대로 뜻하지 않은 곤욕을 치러야 했어요. 율곡 선생의 얼굴은 1972년 발행된 5000원권에 처음 등장했습니다. 돈이 나온 지 얼마 후 서양인처럼 콧날이 날카롭게 서 있고 인상도 석고 조각처럼 차갑다는 지적이 언론을 중심으로 일기 시작했어요.

 지폐를 찍는 원판을우리나라가 아닌 외국에서 만든 것이 화근이었죠. 그 당시만 하더라도 원판을 제작하는 기술이 부족해 모든 원판을 선진국에서 만들어 사용해야 했어요.

5000원권의 원판도 마찬가지로 세계적 화폐 제조회사인 영국의 토머스 데라루사에 의뢰해 만들어졌어요. 영국의 조각사가 한국에서 보낸 스케치를 토대로 이목구비를 서양인의 기준에 맞춰 콧날을 오똑하게 만든 탓이지요.

이같은 논란은 5년 후인 77년 화폐 도안의 문제점을 개선하고 새로운 5000원권을 발행하면서 끝이 났어요. 원판을 수입해 쓰던 나라가 오늘날 지폐와 주화를 만들어 수출하는 국가로 바뀌었으니 격세지감이 아닐까요.


 작년 늦가을 무렵, 정치자금의 정거장이라고 자처한 권노갑씨의 현대비자금 200억원 수수를 둘러싸고 공방이 벌어졌답니다. 검찰이 "권씨가 이 돈을 5차례에 걸쳐 40억원씩 그의 다이너스티 승용차에 실었다"고 주장하자 권씨 변호인 쪽에서 "어떻게 40억원이란 돈이 차에 들어갈 수 있느냐"고 반박하는 바람에 현장검증까지 열렸어요. 요즘 같은 불경기에 매일 걱정을 하는 서민들로선 도대체 그놈의 무게와 양이 얼마나 되는지 짐작이 안가는 노릇이죠.

요즘처럼 생활고에 찌든 서민이야 수십억원인들 못 들고 가랴고 큰소리칠 것이나 의 무게는 생각보다 무겁답니다. 하나의 행복한 가정을 해보도록 하죠. 여기 동굴속에 황금과 1만원짜리 지폐가 가득 차 있어요. 여러분이 ‘알리바바와 40인의 도적’에 나오는 주인공이라면 어떤 것을 갖고 가겠어요? 아마도 빳빳한 다발을 한아름 안고 함박 웃음을 지을는지도 모를 일이죠. 하지만 그건 일생일대의 어리석은 선택임을 이내 깨닫게 될 것입니다. 이 같은 액수의 황금보다 무겁고 부피도 훨씬 크기 때문이죠.

1만원권 지폐 한장의 무게는 1.1g이 나가지요. 1억원을 무게로 환산하면 11kg이라는계산이 나옵니다. 200억원의 비자금이라면 자그만치 무게가 2200kg이나 되지요. 이에 반해 금은 시세에 따라 다소 차이가 있으나 1억원어치의 무게는 약 7kg입니다. 이 황금보다 1배 반 이상 무거운 셈이죠.

종종 검은 의 보따리로 이용되는 사과박스에 이 얼마나 들어가는지는 호사가들의 단골화제 중 하나죠. 보통 시중에는 사과박스 용기로 선물용인 10kg들이와 일반용 15kg들이 두 종류가 있어요. 1만원권이 가로, 세로 각각 161㎜, 76㎜이고 두께가 0.11㎜인 점을 감안하면 선물용에는 2억5000만원이 들어가고 무게는 27kg에 달합니다. 일반용은 3억5000만원에 무게가 38kg으로 추산되지요.

자, 여러분이 벼락을 맞았다면 얼마까지 들고 갈 수 있겠는가? 잠시라도 즐거운 상상에 빠져봄직도
우리들이 일상생활에서 물가만큼 많은 관심을 갖는 것도 드물 것이다. “추석을 앞두고 물가가 크게 오르고 있다”느니 “물가가 올랐으니 봉급을 더 올려야 된다”는 등 물가를 중심으로 많은 이야기가 오고간다. 그러면 우리가 이처럼 많은 관심을 쏟는 물가란 무엇이며 또 어떻게 측정하는지 알아보자.
물가란?
우리는 매일 매일의 생활에 필요한 물건을 돈을 주고 사는데 이 때 물건을 사기 위해 지급하는 돈의 액수를 가격이라 한다. 그런데 우리가 구입하는 물건 중에는 식료품이나 옷처럼 자주 사는 것이 있는가 하면 냉장고나 세탁기 같이 몇 년만에 한번씩 사는 것도 있다. 또한 시장에서 거래되는 상품의 가격은 같은 기간 중에도 그 오르고 내리는 방향이나 정도가 제각기 다르고 우리 생활에 미치는 영향도 조금씩 다르다. 이에 따라 상품 하나 하나의 가격보다는 모든 상품의 전반적인 가격수준이나 그 움직임을 알기 위해 만들어 낸 것이 물가이다. 즉 물가란 여러 가지 상품들의 가격을 한데 묶어 이들의 종합적인 움직임을 알 수 있도록 한 것으로 여러 가지 상품들의 평균적인 가격수준을 나타낸다고 할 수 있다.

한편 물가는 돈의 가치와 관련하여 다른 측면에서도 설명할 수 있다. 즉 물가가 오르면 같은 물건을 사기 위해 더 많은 돈을 지불하여야 하므로 돈의 가치가 떨어지게 되고 물가가 내리면 더 적은 돈으로 같은 물건을 살 수 있으므로 돈의 가치가 오르게 되어 물가와 돈의 가치는 서로 반대방향으로 움직인다. 따라서 물가를 안정시키는 일은 돈의 가치를 안정시키는 일과 같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물가는 물가지수로 측정
물가는 구체적으로 물가지수로 측정되는데 물가지수는 여러 가지 상품들의 가격을 특수한 방식으로 평균하여 하나의 숫자로 나타낸 것으로서 그 변동을 쉽게 알기 위하여 어느 시점의 물가를 100으로 놓고 비교되는 다른 시점의 물가를 지수로 표시한다. 가령 어느 시점의 물가지수가 120이라면 이는 기준시점보다 물가가 20% 오른 것을 의미한다.

△물가와 물가지수
그러면 물가지수는 실제로 어떻게 계산하는지 알아보자. 우선 가격조사 대상품목을 선정하여야 한다. 물론 전반적인 가격의 움직임을 보다 정확히 알기 위해서는 모든 상품을 조사대상으로 하는 것이 좋겠지만 가격을 조사하는 데는 많은 비용과 어려움이 따르므로 거래금액이 큰 주요 품목만을 대상으로 한다. 대상품목이 선정되면 품목별로 가격을 조사하여 기준년도의 가격을 100으로 한 품목별 가격지수를 구하고 여기에 그 품목의 중요도라 할 수 있는 가중치를 곱한 다음 이들을 합하여 물가지수를 산출한다. 품목별 가중치는 물가지수의 종류별로 그 산정기준을 따로 정하고 있는데 나라 전체 상품의 총거래액이나 도시가계의 소비지출총액중에서 그 품목이 차지하는 비중 등이 사용되며 기준년도가 바뀔 때마다 다시 조정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