國父가 오른쪽으로 간 까닭은? - 세계일보 블로그
     
   ◇1956년에 나온 지폐에는  이승만 대통령의 얼굴이  지폐의
   중앙에 실렸다고 한다. 

 돈의 인물 위치가 왜 한결같이 오른쪽에만 있을까요? 거기엔 이승만 대통령에 얽힌 우스꽝스런 일화가 숨겨져 있어요.

1956년 한국은행은 이 대통령의 얼굴을 지폐의 중앙에 실은 500환권(사진)을 내놓았죠. 나라를 세운 ‘국부’를 지폐의 한 가운데 모신 충성심이 되레 불경죄가 될 줄이야 누가 알았으랴. 그 이전까지만 하더라도 대통령의 얼굴은 지폐 왼쪽에만 있었어요. 초대 대통령인 그는 4·19혁명으로 하야하기 전까지 11번이나 등장할 정도로 당대 최고의 화폐모델이었어요.

그런데 이 돈이 시중에 유통된 후 가운데를 자꾸 접어 사용하다 보니 대통령의 얼굴이 일그러지거나 반쪽으로 찢어지기 일쑤였죠. 항간에는 독재자의 얼굴을 일부러 중앙에 넣어 모욕을 준 것이란 유언비어까지 퍼졌어요.

대통령의 측근 인사가 이를 문제삼기 시작했어요. 국부인 대통령의 얼굴을 지폐의 중앙에 넣어 ‘용안’을 욕보이는 일은 있을 수 없으므로 도안을 즉시 바꿔야 한다는 것이었어요.

이를 전해들은 대통령도 “고얀지고, 내 얼굴을 함부로 접다니”라고 버럭 화를 냈다고 해요. 대통령의 진노에 경무대가 발칵 뒤집혔어요.

정부당국자 간에 긴급회의가 소집됐어요. 뒤늦게 사태의 심각성을 깨달은 한국은행도 도안 교체를 결정하고 비밀리에 작업을 추진했어요. 2년 후 새 화폐의 발행으로 불경죄를 둘러싼 논란도 일단락됐어요. 이렇게 세상에 나온 신500환권은 대통령의 얼굴이 지폐 오른쪽에 실렸어요.

외국의 경우 왕이나 대통령의 얼굴을 지폐의 중앙에 배치하는 일이 흔히 있으나 이런 시비는 일어나지 않았대요. 미국에서도 오래전부터 대통령등 유명인을 지폐 중앙에 넣어 사용하고 있어요. 현직 대통령마저 코미디 소재로 등장하는 요즘에 와서 생각해보면 절로 웃음이 나올 만한 일이 아닐 수 없어요.
 

 
효녀 심청이가 아버지의 눈을 뜨게 하려고 인당수에 몸을 던진 심청전은 읽는 이의 가슴을 저미게 합니다. 눈의 가치를 값으로 따지긴 어렵겠지만, 심봉사로선 공양미 300석을 주고라도 세상 구경을 한번 해보고 싶었겠지요.

이렇듯 앞을 못보는 사람들의 고통은 온갖 장애 중에서도 가장 큰 것이지요. 오늘날 시각 장애인용 문자로 일반화된 점자도 이들의 고통을 조금이나마 덜어주자는 취지에서 생겨났어요. 점자가 널리 보급되기 시작한 것은 2세기 전 프랑스의 루이 브라이에 의해서였엉. 브라이는 1829년 점자 알파벳을 만들어 수많은 시각 장애인들에게 지식의 문을 열어줬습니다. 불행히도 그는 다섯살 때 사고로 두 눈을 잃은 장애인이었어요.

우리가 사용하는 지폐에도 이런 점자 정신이 숨어 있어요. 우리나라를 비롯한 각국은 시각 장애인들이 돈의 액면을 구별할 수 있도록 점자를 표시하고 있어요. 아직 국제적인 표준이 마련돼 있지 않으나 대체로 막대나 원을 기본 모형으로 액면 크기에 따라 개수를 달리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어요.
우리나라 지폐의 경우 앞면 왼쪽 아래에 (1000원권), (5000원권), (1만원권) 형식의 점자가 있습니다. 신군부 시절인 1983년 화폐체계를 손질하면서 장애인의 인권을 고려해 점자를 새겨 넣었다고 해요.

일본 지폐에는 작은 고리모양(◎)의 시각 장애인용 마크가 숨은 그림 형태로 표시돼 있고, 이스라엘은 지폐에 표시된 막대 개수에 따라 금액을 구분하고 있어요.

올해 초 청와대 관리들이 서울 도심에서 장애인을 체험하는 이색행사를 가졌어요. 눈가리개를 하고 식사를 하면서 그들이 겪는 불편함을 몸소 느꼈다고 해요. 잠시 지갑에서 돈을 꺼내 점자를 만져보며 장애인의 따스한 온기를 느껴보는 것도 의미있는 일이 될 것입니다.


◇1962년에  발행된
우리나라의 지폐로
우리나라  화폐 중
여자가 등장하는
유일한 돈이랍니다

은행 온라인망은 남성문화의 높은 벽을 허문 일등공신이라고 볼 수 있지요.급여 지급방식이 월급봉투에서 은행통장으로 바뀌면서 가정의 ‘실권’이 아내에게 넘어갔다는 게 봉급쟁이 남편들의 푸념이지요.

산더미 같은 정치자금이 얼마인지조차 헤아리기 어려운 정치인들과는 달리 쥐꼬리만한 월급이 낱낱이 공개될 수밖에 없는 남편들로선 원성을 높일 만도 한 일이죠. 더구나 대법원이 출가여성의 종중재산 분배문제를 다룰 공개변론을 열고 여성이 호주가 될 수 있도록 법까지 개정된다고 하니 여성해방도 이미 낡은 구호가 돼버린 듯해요.

하지만 이런 시대조류도 의 인물에 관한 한 예외인 것 같아요. 우리 에 등장하는 얼굴이 남성 일색이기 때문이죠. 광복 이후 발행된 78종(지폐 61종, 동전 17종)의 중에서 여성이 선정된 것은 1962년 5월 16일에 나온 100환권 ‘모자상’ 한번 뿐입니다. 39번이나 의 모델에 오른 남성과는 큰 차이가 있어요.

당시 경제개발에 의욕을 보였던 군사정권은 범국민적인 저축운동을 전개하기 위해 여인이 아이를 안고 저축통장을 보는 모습을 에 담았어요. 혁명 후 미묘한 시점에 나온 탓인지 나중에 모자상의 실제 주인공이 박정희 대통령의 부인 육영수 여사와 아들 지만씨로 잘못 알려지는 촌극까지 빚어졌어요.

여성의 지위가 향상된 서구에서도 남성 인물이 압도적이죠. 미국의 경우 현재 사용 중인 지폐 6종 모두 남성으로 채워졌고 스웨덴도 5종의 지폐 중 1종에만 여성이 등장하고 있어요. 다만 영국을 비롯한 영연방국가들은 영국여왕인 엘리자베스2세를 지폐에 담았고 호주에선 지폐 한쪽면이 남성이면 다른 쪽에 여성 얼굴을 넣어 균형을 유지하고 있을 뿐이죠.

은 그 나라의 문화를 담은 창작예술품으로 통하죠. 이제 부쩍 높아진 여성의 지위에 맞춰 신사임당, 유관순같이 포근한 어머니나 누나의 모습을 담은 새 화폐의 탄생을 기대해볼 수도 있지 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