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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운전을 하다 보면 재미있는 길 이름이 웃음을 주기도 한다.한 단어 한 단어 놓고 보면 무슨 뜻인지 궁금한 이름도 많다. 대체로 사람 이름이나 지명, 교회 이름 등을 딴 거리명이다. 우리처럼 골목길로 통칭하는 세세한 길까지도 이름이 붙어 있다. boullevard(Bl), Avenue(Av), street(St), road(Rd), drive(Dr), lane(Ln)마다 이름을 다 붙였으니 얼마나 많은 이름이 필요했을까. 그렇다보니 워싱턴처럼 유명한 이름은 어느 지역에서나 한번쯤 보게 되는 거리명이다. 주말에 근처(고속도로로 40여분 거리) 그린스보로 Greensboro라는 작은 도시의 아이들박물관 Children's Museum에 가면서 재미있는 이름을 발견했다. 'Lee St'. Lee씨 성을 딴 이름 같아 보였다. 한국인이나 중국인 성이지 않을까 생각했다. 하지만 자료를 찾아보니 Lee가 남자 이름이라는 뜻의 단어이고 남북전쟁 때 남군 지휘관 중에 Robert E(dward) lee(1807-70)라는 인물이 있었다고 한다. 위키피디아 사전을 보면 'Lee'는 영어권 국가에서 일반적으로 쓰이는 성씨라고 한다. 특히 Lee는 목초지나 삼림 개간지를 뜻하는 중세 영어 lea에서 파생되었다고 한다. (Lee is a common surname in English-speaking countries. It derives from Middle English lea, meaning "meadow, forest clearing".)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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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로서는 학교에서 적잖은 고생을 하고 있다. 말은 하고 싶은데 영어를 모르니 얼마나 답답하겠는가. 개학을 앞두고 지난달 23일 ‘ Ice Cream Social/Meet The Teacher’라는 행사에 갔다. 아이들 얼굴에 ‘긴장’이라고 쓰여 있었다. 자신감이 많은 큰 애 얼굴도 전에 본 적 없는 표정이었다. 하기는 아빠도 짧은 영어로 어떻게 선생님과 대화하면서 아이들을 소개할까 걱정하고 있었으니…. 다행인 게 학교 가는 걸 좋아한다. 둘째는 미국 오기 전에 “미국 학교 안 갈 거야”라고 노래를 부를 정도였는데. 요 사흘 노동절까지 끼어 쉬었더니 오히려 둘째가 “학교 가고 싶다.”라고 하니 한고비는 넘긴 듯하다. 이제 아이들이 현지 학생들과 조금이라도 더 쉽게 다가설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줘야 한다. 대부분 부모가 방과 후 애프터 스쿨을 신청해 주는 것도 이 때문이다. 우리 아이들은 우선 이번 주부터 집으로 돌아올 때에는 스쿨 버스를 타도록 했다. 화요일과 목요일에는 다른 초등학교 ESL 선생님이 집으로 오셔서 아이들을 맡아 튜터링을 한다. 또 재미없어 할 것 같아 월요일과 수요일 방과 후에는 레인보우 축구단이라는 곳에서 축구연습을 하도록 했다. 매주 토요일에는 다른 팀과 시합도 한다. 그렇고 보면 아이들에게 들어가는 비용이 적지 않다. 튜터 비용이 1시간에 25달러니 주급으로 100달러, 매달 400달러가 꼬박 나간다. 축구단도 105달러씩 210달러가 들었다. 거기에 아이들 간식 챙겨보내는 것이며, 축구 준비물품을 사주는 등을 보태면 아이들 교육비가 상당하다. 아이들이 첫 축구연습에 갈 수 있도록 물품들을 사러 나섰다. 처음부터 새것을 사 줄 생각은 별로 없었다. 축구화 두 켤레만 하더라도 10여 만 원은 족히 될 터인데. 애들에게 “너희들 발이 커져서 한국에 가져갈 수도 없는데 굳이 새 걸 살 필요가 있겠느냐?”라고 얘기했더니 애들도 군말은 없었다. 전에 봐둔 상점이지만 축구화는 중고가 많질 않아 걱정했다. 이것저것 뒤져서 맘에 드는 걸 골랐더니 둘째는 “OK”. 아디다스 축구화인데 축구화 앞 축이 닳질 않아서 닦으면 깨끗하게 쓸만했다. 큰 애는 중고 리복 축구화를 보고선 조금은 불만인 듯했다. 한국에서 등교할 때 머리에 물을 묻혀 외모에 신경을 쓸 정도가 됐으니 보는 눈이 둘째와는 다를 수밖에. 축구화를 중고로 사는 대신 축구공과 정강이 보호대(Shin guard)는 새 걸로 사주겠다고 물러선 끝에 흔쾌히 동의를 얻어냈다. 사실 그 가게에 축구공과 보호대는 중고가 많질 않았다. 그렇게 산 축구화 두 켤레 값이 5.99달러씩, 11.98달러. 축구공이 한 개에 16.99달러, 33.98달러니 배보다 배꼽이 더 큰 격이다. 무릎 보호대는 새 걸로 사주려고 했는데 마침 옆에 새것과 다름없는 중고품이 눈에 띄었다. 둘째에게 꼭 맞았다. “네 공이 파란색인데 무릎 보호대도 이 파란색으로 맞춰주면 좋지 않을까”. 아이는 군말 없이 그걸 선택했다. 큰 애에게는 그 애 정강이에 맞는 게 없어서 새 걸 사줬다. 공 색깔과 같은 붉은색으로. 결국 우리가 두 아이 축구 준비를 위해 지출한 비용은 70달러 정도였으니 예상보다 지출을 크게 줄인 셈이다. 미국에는 중고 물품을 살 곳이 많다. PTA가 운영하는 곳에서 전등갓을 1달러에 샀고 처음에 와서 심심해 하는 아이들에게 레고를 5달러에 사줬다.(레고 조각이 뒤섞이긴 했으나 한국에서 새 제품을 사려면 10만 원은 줘야 할 것이다) 아이들에게 중고 물품을 쓰게 하는 것도 교육적인 면에서 좋을 듯하다. 우리 아이들은 얼마나 물질적인 풍요 속에 살고 있는가. 이제 몽당연필을 쓰는 아이는 없다. 샤프펜슬이니 칼라펜이니 하는 것도 흔해서 소중한 줄 모른다. 소비의 나라라는 미국에서도 검소한 이들이 많다. 무빙 세일이나 게라지 세일에는 낡은 티스푼이 50센트 가격이 붙어 나온다. 엊그제 현지 신문 1면에는 새 제품을 사지 않고 생활을 유지해 가려는 한 엄마가 쓴 칼럼이 톱기사로 실렸다. 초등학교 1학년(이곳에서는 2학년) 둘째 아이는 중고물품에 대한 느낌을 써보라고 했더니 일기장에 이렇게 썼다. 일부 아이디어를 제공하고 맞춤법을 몇개 지적했다. ‘다른 사람들은 중고라고 거들떠보지 않는다. 새것도 오래오래 쓰면 낡으니까 다 좋은 것은 아니다. 난 중고 축구화, 무릎 보호대를 구입했다. 무릎 보호대 색은 파랑 색이었다. 공도 파랑색이다. 내 마음에 쏙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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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 노스캐롤라이나 채플힐이라는 작은 도시로 가족이 옮겨온지 한 달이 거의 다 됐다. 가족의 안정적인 정착을 위해 각종 정보와 팁을 따라하는 새 시간은 순식간에 지나가 버렸다. 입국 다음날 은행계좌를 만들고 차량 보험을 들고 99년식 닷지 캐러밴은 넘겨받아 운전에 나섰다. 도시 생김새를 머리속에 익혀온 데다가 지도 보기와 공간감각이 조금은 뛰어난 덕에 별 어려움을 겪진 않았다. 링컨센터 학교 등록이나 카보로 DMV에서 자동차 운전면허 시험 등을 누구 도움없이 할 수 있었던 것도 그 덕분이다. 나로서는 거의 쓸 일도 없는 네비게이션 장치(GARMIN)를 산 건 100% 아내와 말다툼을 피하기 위해서였다. 여성은 정말로 남성보다 공간감각이 떨어지는 걸까. ‘우리가 지금 여기에 있고 갈 목표지가 저기인데 가는 중간에 이 길, 이 길, 이 길을 지날 테니 중간중간에 나오면 알려줘’라고 말해줘도 곧 길을 놓쳐버리고 동서남북을 헷갈려 한다. 미국 와서 여태 말다툼이 생긴 건 온전히 아내의 ‘길치’ 탓이었다. 해외연수에 나선 모든 이들이 겪었거나 겪고 있고 또 앞으로 올 이들이 겪을 과정은 통과의례이니 새로울 게 없다. 휴대전화를 어느 것으로 했네, 디파짓을 얼마를 했네, 자녀에게 어떤 튜터를 구해줬네 하는 차이는 있다. 허나 해외연수에서 얻고자 하는 목표라는 관점에서 보면 소소한 얘깃거리일 뿐이다.(6개월에 1200달러 하는 자동차 보험을 20여일만에 해약하고서는 570달러 하는 다른 보험사로 옮겨 적지 않은 비용을 줄인 과정 정도가 정보로서 가치 있을 것 같다-상당수는 필자가 뒤늦게 든 보험을 처음부터 가입했겠지만.) 지금까지 느낀, 해외연수에서 가장 쉽지 않은 게 시간관리일 듯하다. 365일을 휴가처럼 쓸 수 없는 일이다. 가족, 자녀교육, 건강, 어학능력, 운동실력, 여행, 학업 등등 목표하는 바는 달라도 자기 시간을 스스로 관리하지 않으면 자칫 아무것도 얻지 못하고 갈 것 같다. 많은 분이 그렇듯, 어떤 목표보다도 가족과 자녀교육을 가장 우선시하고 있다. 아내와 종일 동선을 같이해야 할 날도 적지 않은데, 투닥거릴 소지가 그만큼 많은 듯하다. 혼자 있으면 찬밥을 물 말아 김치만 놓고 점심식사를 떼웠을 아내는 남편 식사를 삼시세끼 챙겨줘야 할 때도 많다. 아이들 학교 보내고 남편 식사만 챙겨주는 생활이라면 아내들로서는 미국 생활이 무슨 재미가 있겠는가. 아내의 부담을 줄여주고 스스로 시간을 활용하도록 기회를 만들어 주도록 애써야 할 것 같다. 자녀 교육에서는 시간관리가 더욱 중요하다. 초등학교 다니는 두 아이는 7시30분에 차를 태워 학교에 데려다 주면 3시 가까이 돼 스쿨버스를 타고 집에 온다. 지금까지 두 아이는 그 이후 시간을 거의 방목생활을 했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게 여기저기 돌아다니면서 처리해야 할 일이 너무 많았다. 한국에서처럼 아이를 집에 혼자 놔두고 부모만 일을 보러 나가는 것도 상상할 수 없는 일이다. 큰 애는 한국에서 초등학교 3학년인데 4학년 1학기까지를 미국에서 4학년으로 생활한다. 자녀 교육을 신경쓰는 부모들이 흔히 하는 말로 초등학교 3∼4학년이 장래 아이의 학업능력을 가름하는 중요한 시기다. 경험상으로도 초등 4학년 때 산수(지금은 수학이라죠) 난이도가 크게 달라져 친구들이 모두 어려워 했고 1, 2학년때 평범하던 아이가 갑자기 우등생으로 도약하는 걸 봤던 것 같다. 미국에서 계속 생활할 게 아닌 이상 마냥 아이를 자유분방한 미국식 학업분위기 속에 놓아둘 수만은 없다. 한국 학교 과목을 이곳에서 챙겨줘야 한다. 부모 역할도 하고 논술 선생님도 수학 선생님도 되어 주어야 한다. 피아노를 다루는 아내는 피아노 선생님까지. 그렇다고, 부모 생각대로 아이들을 마구 잡아끌 수만도 없다. 한국에서보다 아이들과 함께하는 시간이 훨씬 많은데, 우리가 생각하는 틀대로 잡아 넣으려다 보면 아이들의 타율성만 키울 수 있다. 우리 가족은 애들이 개학한 지 1주일이 됐고 9월이 시작된 만큼 아이들의 교육문제를 어떻게 할 것인지를 놓고 가족회의를 했다. (가족회의에 조금의 진지함만 유지할 수 있다면 아이들에게는 논리력과 발표력을 키워 줄 수 있는 교육도구가 된다).
회의 안건을 아이들 교육, 우리 가족 생활규칙, 기타 정도로 정해서 1시간 가량 회의를 한 것 같다. 둘째는 아직 회의에 익숙지 않지만 큰 애는 회의 틀을 유지하려고 상당히 애를 썼다. (큰 애는 가족의 좌석 이름표도 만들어 붙이고 ‘제2자 가족회의’-1차는 작년 연말에 했던 것이라고 주장한다-라는 명패도 만들었다) 결과는 만족스럽다. 자기네 의견을 조금 반영해서 자기들이 지켜야 할 시간표를 만들어 줬다. 학교가 끝난 뒤 축구활동이나 영어 선생님 과외 외에 엄마·아빠 선생님으로부터 하루에 1∼2시간의 학습을 받는다는 데에 동의했다. 대신 금요일이 말그대로 T.G.I로 여겨지도록 주말은 자유롭게 풀어주기로 했다. 식사한 뒤 식기를 싱크대에 가져다 놓기, 놀이 후에 놀잇감 치우기, 양말 뒤집어 놓지 않기, 잠옷 잘 개켜놓기 등의 생활습관과 관련해서는 착한 스티커와 나쁜 스티커를 엄마 아빠가 붙여 상벌을 주기로 했다. 아이들과 함께 정한 시간표와 규칙이니 조금은 더 효과적일 거라고 기대하면서 9월을 새롭게 맞이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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