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당충주 자전거완주체험기 - 세계일보 블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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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한강을 따라 물 흐르듯 만들어진 자전거도로가 개통하면서 중앙선 전철은 자전거로 빽빽이 들어차고 있다. 서울 용산에서 출발하는 주말 중앙선 전철은 팔당, 운길산, 양수리 등에서 자전거 인구를 토하듯이 쏟아내고 있다. 예전에 볼 수 없었던 놀라운 모습이다.

중앙선 폐철로를 이용해 만든 양수리∼양평 자전거도로가 개통하던 지난 8일 아침에는 전철에 자전거를 실을 수 없을 정도로 붐볐다. 라이더들은 이날 처음 개통한 양수철교 구간에 몰려들었다.

 이곳은 개통 전부터 언론을 통해 아름다운 곳으로 알려지면서 명소가 됐다.

 이곳뿐이 아니다. 이포보 인근 오토캠핑장에는 텐트가 들어섰다. 여주 신륵사 건너편 금은모래 강변공원에는 바비큐파티를 하는 가족단위의 소풍객들로 붐비고 있다. 기자는 주말 팔당에서 충주까지 130㎞를 자전거로 달렸다. 지난 15일 강천보 개통식을 하면서 강천보∼남한강교 구간이 열려 충주까지 가는 길이 한결 수월해졌다.

 남한강의 경기, 강원 구간은 자전거도로가 잘 설치됐지만 충주 구간은 공사 중이거나 지방도로로 우회해야 하는 곳이 많았다.


팔당역에서 오전 8시 35분, 한강으로 연결되는 자전거도로를 타고 가다 음식점 덕오리 간판을 보고 비탈길로 올랐다. 중앙선 폐철로를 활용한 자전거 전용도로에 들어섰다. 발 아래 팔당댐에서 흘러나온 한강물을 뒤로하고 달렸다. 물안개 속에서 듬성듬성 떠 있는 검은바위에 오리 등 물새가 깃을 퍼덕였다. 팔당댐 근처에서 첫 번째로 만나는 봉안터널은 앗! 하고 놀라는 즐거움을 안겨준다. 버려졌던 열차용 터널을 자전거 도로로 재활용한 아이디어에 갈채를 보내게 된다. 터널을 빠져나오자마자 팔당댐이 품고 있는 거대한 수량이 만들어낸 풍경에 압도됐다. 능내역을 지나면서 자전거도로는 시멘트 바닥에서 아스팔트 바닥으로 바뀌었다. 안정된 승차감이 느껴져 질주하기에 좋은 코스이다.



양수리로 넘어가는 폐철교를 되살린 자전거도로에 올랐더니 북한강과 남한강 합수 지점의 풍경이 마치 다도해처럼 펼쳐졌다. 양수역 구내로 들어간 자전거길은 이내 산속으로 빨려들어갈듯 내달렸다.

소란함과 분주함을 훌훌 털어낼 수 있도록 고안한 듯한 산속 자전거길은 용담터널에 이어 부용 4, 3, 2, 1터널을 통과하고 도곡터널을 지나는 등 산림과 터널을 휘젓고 다녔다.


국수역에서는 형형색색 차려입은 등산객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었다. 이들을 뒤로하고 내달리면 개천을 정면에 맞닥뜨린다. ㄷ자처럼 꺾어져 만든 자전거길을 통과한 뒤 원복터널을 지나면서 자전거길은 한강에서 멀어져 완전히 산속으로 빠져든다.

자전거길로서는 최장 터널인 기곡터널(570m)을 지나면 폐철로에서는 아직 공사 중이다. 이곳에서는 아신역 앞을 지나 국도 밑을 통과해 한강 쪽으로 도는 길로 우회해야 한다.

옥천냉면 쪽으로 향하다 오른쪽으로 꺾어지는 자전거길은 다시 산속으로 빠져들어 민가 뒤로 이어진다. 시골 살림살이를 훔쳐보다 보면 양평읍내에 도착한다.

양평군립미술관 마당덜컹거리면서 통과해 신호등을 건너 양근대교 밑으로 들어가야 한다. 서울에서 충주까지 가는 동안 드물게 만나는 신호등 앞에서 시계를 보니 오전 10시15분이었다. 다리 밑으로 들어가면 다시 남한강을 끼고 가는 자전거도로가 나온다. 곧 나무로 만든 남한강산책로 입구에 들어섰다. 떨어지는 떡갈잎이 얼굴에 부딪히고 물안개가 뒤덮여 거리감조차 느낄 수 없는 한강이 확 다가왔다. 머릿속을 어지럽히던 상념이 훌훌 떨어져나가는 듯했다. 이제서야 일상에서 탈출한 것 같았다.

흑천을 뛰어넘듯 만든 다리는 마무리 공사 중이었다. 남한강 표지와 자전거도로 안내표지가 나오면서 자전거전용도로가 끝났다. 앙덕리마을로 들어간 뒤 마을회관 앞에서 오르막길(지방도)로 올라가야 한다. ‘선사유적의 마을 앙덕리’라고 쓴 화강암 표지를 보고 계속 오르다 보면 왼쪽에 산악자전거도로 입구가 나온다. 전체 구간 중에서 비교적 높은 지점을 통과해야 하는 힘든 곳이다. 산으로 올라가 볼 것을 추천한다. 꼭대기에는 남한강을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는 전망대가 설치돼 있다. 힘에 부치는 사람은 언덕을 곧바로 넘어서 지방도를 따라가면 된다. 지방도에서 토파즈모텔을 지난 뒤 오른편에 있는 개군레포츠공원 표지를 보고 진입했다. 첫 번째 다리를 넘어서 직진해 곧게 뻗은 자전거도로에 올랐다.

다리 위에 백로알을 형상화한 동그란 물체가 올려진 이포보가 눈길을 끌었다. 오전 11시14분. 팔당에서 2시간39분 걸렸다. 축구장 인라인스케이트장 캠핑장 등을 지나 여주 저류지(강수위가 높아질 때 하류지역의 침수를 방지하기 위해 물을 일시적으로 저장하는 곳)를 보고 토목공사에 감탄하면서 통과했다. 

여주보를 건너 세종대교 밑을 지나 왕대리섬 입구에 바로 나오는 하리보도교를 건넜다. 여주대교 직전, 여주군청 앞쯤에 팔당까지의 거리(62㎞)를 표시해놓은 곳에서 시간을 쟀다. 12시20분이었다.

 

여주대교 트램에서 벗어난 뒤 첫 번째 사거리에서 좌회전했다가 여관이 많은 위락시설지구에서 자전거 전용도로로 다시 들어갔다. 영월루 등 근린공원의 환경파괴를 피하기 위해 돌아가도록 한 곳이다.

신륵사를 마주보고 조성된 금은모래공원에서 자전거도로를 포기하고 둔치로 내려갔다. 갈대와 온갖 풀 사이로 만들어진 자전거도로는 놀이터에 다름 아니다. 황포돛배 등 볼거리를 설치해 운치를 즐기면서 강천보까지 갈 수 있다. 강천보는 전체 구간의 중간지점이다. 이곳을 넘어갔더니 자전거길은 남한강교 밑을 통과해 죽 펼쳐졌다. 남한강교 밑에서 거리 표지를 발견했다. 팔당에서 이곳까지 72㎞, 충주댐까지 62㎞. 절반 이상 달린 셈이다. 소요 시간은 4시간22분.

이곳에서 놓치지 말아야 할 곳은 강천리섬. 남한강의 남이섬이다. 은행나무를 섬 한가운데 잔뜩 심어 가로수 공원으로 만들었다. 섬 곳곳에 의자를 설치해놓았으며, 단양쑥부쟁이, 구절초, 갈대 등 군락지를 잘 보존했다. 

강천리섬에서 빠져나오는 다리는 공사 중이었다. 다리 옆에 임시로 조성된 자갈길을 이용해야 한다. 이제부터 자전거 전용도로가 없어진다. 강천매운탕 옆 국도를 타고 가다 보면 새말교차로가 나온다. 삼거리에서 우회전해 가다 보면 영동고속도 밑에 있는 옛날 영동고속도로를 만난다. 최근 아스팔트를 다시 포장해 자전거 길을 표시해놓았다. 오르막길을 끙끙대고 넘어 섬강교까지 가야 한다. 섬강교 끝에서 좌회전하면 자전거전용도로에 진입하는 팻말이 나온다. 내리막 논두렁길을 질주하다 보면 섬강과 만나고 자전거 전용도로가 다시 시작된다. 강원도 원주에 진입했다. 섬강과 남한강이 만나는 지점은 수량이 풍부하고 경치가 매우 아름답다. 노을이 텀벙 빠진 듯한 강물과 붉게 물든 절벽은 가을 정취를 절정으로 끌어올린다. 이곳은 생태계 보전을 위해 자전거도로를 영동고속도로 쪽으로 에둘러 가도록 했다고 한다.

강물을 따라 올라가다 남한강대교(영동고속도로 상에 있는 다리는 남한강교)를 넘어 의암마을 표지를 보고 좌회전하면 잘 만들어진 자전거도로를 만나게 된다. 강둑을 따라 만든 자전거길은 폭이 좁아진 강 옆으로 바짝다가서다가 멀어지는 등 자연과 조화를 이루고 있다.

 

 이윽고 산길로 접어든다. 산길이 끝나면서 마을을 통과해 지방도를 이용해야 한다. 자전거길은 여전히 공사 중이었다. 서울에서 충주로 가는 길 중에서 가장 큰 불편을 겪는 곳이다. 영모정 앞에서 능암온천까지 이어지는 지방도의 갓길에 자전거도로를 만들어 놓았지만 흉내를 낸 정도에 불과했다.

 

철새도래지 비내늪을 지나 고개를 올라가면서 기진맥진했다. 땀범벅에다 배고픔까지 겹쳐 에너지가 고갈된 듯이 지쳤다. 다리의 감각이 무뎌지고 어깨통증도 시작됐다. 6시간 이상 달렸다. 능암탄산온천 앞에서 요기를 하면서 슬슬 풀어지기 시작했다. 종주를 포기하고픈 마음이 꿈틀거렸다. 게으른 마음을 털어버리고 자전거에 다시 올랐다. 고속도 밑에서 좌회전한 뒤 능암맑은물관리센터 오른쪽 농로를 지나는 임시 자전거도로를 따라 갔다. 농로를 조금 가다 보면 강을 건너가도록 안내하는 표지가 있다. 이제부터는 곳곳에 설치된 자전거도로 표지를 보고 쫓아가면 된다. 봉황교를 건너 좌회전하면 자전거도로가 이어진다. 왼쪽에는 넓게 펼쳐진 둔치에 갈대가 무성하다. 학생야영장 앞을 지나면 유격훈련 축소장으로 불릴 만한 운동시설을 지나게 된다. 이어 운치 있는 나무다리를 만나게 된다. 조선시대까지 전국에서 다섯 번째 안에 드는 큰 포구였던 목계나루가 있던 곳이다.

 조정지댐을 건너 우회전한 뒤 낚시터와 임페리얼레이크 CC를 지나쳤다.

내리막길을 가다 보면 오른편에 원포리를 알리는 대형 화강암 표지석이 나온다.

이를 보고 들어가면 다시 남한강 옆 자전거도로가 시작된다.

이 자전거도로는 금가양수장에서 끝나고 지방도(김생로)와 이어진다.

 

꼬불꼬불 가다 목행교(수행교)에서 우회전하면 탄금대로 가는 자전거도로를 탈 수 있다.

충주댐으로 갈 사람은 다리를 건너지 말고 직진하면 된다. 자전거 전용도로가 자연생태체험까지 이어진다.

국도를 이용해 가다 보면 강을 건너 충주댐을 안내하는 표지가 눈에 들어온다.

우륵이 가야금을 연주했던 곳, 국악의 발상지인 탄금대에 도착하니 오후 4시52분. 8시간27분이 소요됐다. 시간당 15㎞를 달린 셈이다. 이날 강바람이 유난히 거칠어서 시간이 더 소요됐다.

충주까지 가는 중간중간에 어른 키높이보다 약간 높게 이정표가 세워져 갈림길마다 표시해놓았다. 충주 시외공용버스터미널에 가면 고속버스의 짐칸에 자전거를 실을 수 있다.

 


팔당∼충주 자전거도로완주하기 위해 4번에 걸쳐 사전 답사를 했다. 서울에서 여주까지, 여주에서 능암온천까지, 그리고 충주에서 능암온천까지 구간을 오르내리면서 길을 확인하고 소요시간을 계산했다.

10월 8일까지 여러 구간이 공사 중이어서 우회도로(국도 및 지방도)를 이용했다. 사전답사를 했기에 팔당∼충주 130㎞ 구간을 8시간여 만에 달릴 수 있었다. 그렇지 않았더라면 길을 놓치기 일쑤였을 터이고, 시간이 더 소요됐을 것이다. 이번 취재를 하면서 남한강의 빼어난 풍광을 확인할 수 있었던 게 큰 소득이었다.
곳곳에 자동차로 접근할 수 없는 절경을 발견했다. 능암탄산온천 지역을 알게 된 것은 또 다른 소득이다. 널리 알려지지 않은 이곳은 한우촌 상가와 함께 지친 라이더들의 피로를 풀어주기에 충분하다. 온천 지구에서 멀지 않은(자전거로 20분 거리) 앙성(용포)에 가면 고속버스를 이용할 수 있다. 기자는 자전거를 타면서 현장을 살피러 나왔던 국토해양부 직원들을 만나기도 했고, 공사현장 관계자들로부터 길안내 등 취재에 도움을 받았다. 자전거 동호인들로부터는 사진촬영의 협조를 받았다. 이들에게 감사를 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