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저커버그’는 언제 어디서 나오나(사설) - 세계일보 블로그

태그 '페이스북'에 해당하는 글 1건

세계 최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페이스북이 내일 나스닥에 상장된다. 거품 논란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시장 반응은 대체로 뜨겁다. 기업가치가 1000억달러를 웃돌 것으로 점쳐진다. 창업자이자 최고경영자(CEO)인 마크 저커버그는 20조원대 갑부에 오를 전망이다. 빌 게이츠, 스티브 잡스의 신화를 잇는 것이다.

 

페이스북은 창의성의 산물이다. 저커버그는 2003년 하버드대 기숙사를 해킹해 여학생 외모를 비교하는 사이트를 만들었다. 큰 인기를 끌었지만 강제 폐쇄됐다. 그는 자신의 사생활을 웹에서 공유하는, 이전에 없던 형태의 페이스북을 새로 만들어 새 세상의 문을 열었다.

페이스북의 등장은 인터넷 소통공간의 확대를 가져왔다. 세계 9억명이 새로운 세상에 들어갔다. 사람과 사람을 연결하는 문화가 창조됐다. 지난해에는 튀니지, 이집트, 예멘 등을 뒤흔든 재스민혁명을 촉발하는 역할을 했다. 새 일자리도 속속 창출했다. 셰릴 샌드버그 페이스북 최고운영책임자(COO)는 지난 1월 스위스 다보스 세계경제포럼에서 “페이스북과 관련된 일자리가 유럽과 미국에서 45만개 이상 만들어졌다”고 했다.


창의성의 싹은 어릴 때 움트거나 시드는 법이다. 저커버그는 중학생 때 486 컴퓨터를 선물받은 뒤 초보자를 위한 프로그래밍언어책을 사서 공부했다. 로마신화에 심취해 줄리어스 시저를 형상화한 컴퓨터게임을 만들기도 했다. 한국의 어린 학생들은 전문 업체가 경쟁적으로 개발해 덫처럼 깔아놓은 각종 게임에 빠져 입시지옥의 중압감을 덜기에만 바쁘다. 창의성의 싹이 움틀 까닭이 없다.

우리 중고생 17만5000여명의 자료를 분석한 한국직업능력개발원에 따르면 10년 새 창의력 언어능력 등 대부분의 능력이 뒷걸음쳤다고 한다. 입시에 필수적인 수리·논리력만 향상됐다. 우리 교육이 창의적 인재양성을 표방하고 있지만 실상은 전혀 다른 것이다. 1984년생인 저커버그의 성공을 보면서 인재 육성 실태를 점검할 필요성을 절감한다. 게이츠, 잡스, 저커버그 같은 인물을 줄지어 배출하는 미국의 토양을 언제까지 부러워할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