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기획실 미디어연구팀의 호원 팀장입니다.

블로그를 통해 독자 여러분에게 처음 인사를 올립니다.

제 방을 방문한 독자 가운데 미디어연구팀이 뭣하는 곳인가 하고 궁금해하는 분도 있을 것 같아, 우선 제가 하고 있는 일부터 소개할까 합니다. 미디어연구팀은 최근 디지털화로 급변하고 있는 미디어 환경에서 신문사가 어떤 방향으로 나가야 할 지를 조사-분석-연구하는 임무를 맡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종이신문 보다는 인터넷을 비롯해 DMB, 와이브로, IP-TV 등 최근 언론의 주목을 받고 있는 뉴미디어에 어떻게 적응해 나갈 것인지를 기획하는 것이 주임무라 하겠습니다.

 

1988년부터 신문기자를 시작해 지금까지 쭉 종이신문에 몸담고 있으면서, () 신문을 추구하는 일을 한다는 것은 어쩌면 자기모순이라고 할 수 있겠죠. 그렇지만 우리나라를 비롯해 미국, 일본, 유럽 등 세계 각국의 신문사들이 인터넷의 성장, 방송의 영역 확장에 밀려 부수가 줄어들면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습니다. 시장조사업체인 닐슨미디어리서치의 작년 12월 보고서에 따르면 2000 57%에 달하던 국내 신문 가구구독률이 2004년에는 43%로 뚝 떨어졌습니다. 가정에서 신문을 받아보는 비율이 급격하게 낮아지고 있다는 것이죠. 이 정도면 위기라고 할 수 있지 않겠습니까? 주지의 사실이지만 가판에 의존하던 스포츠신문은 훨씬 어려운 형편이죠. 무료신문의 등장으로 말그대로 치명상을 입었습니다.

 

이제 신문만 갖고는 언론기업으로서 생존하기 어려운 것이 현실입니다. 최근 국내 언론사들이 앞다투어 동영상 등 멀티미디어 뉴스 생산 및 유통체제 구축에 나서고 있는 것도 그 때문이죠.

 

그러면 신문의 미래는 어떨까요? 사실 저도 매우 궁금한 대목입니다. 신문의 미래를 점치앞서 신문의 역사부터 살펴볼까 합니다. 신문의 원시적 형태는 로마시대까지 거슬러올라가지만, 인쇄술에 의한 근대적 의미의 신문은 17세기에 탄생했습니다. 이 글을 쓰기위해 네이버에서 검색을 해보니, 1609년 독일에서 세계 최초의 주간신문인 <렐라치온(Relation)> <아비(Aviso)>가 나왔고, 최초의 일간신문은 1660년 독일의 라이프치거 차이퉁겐(Leipziger Zeitungen)>이라고 합니다. 영국 최초의 일간지는 1702년 창간된 <데일리 쿠란트(Daily Courant)>이고, 현재 영국의 권위지인 <더 타임스> 전신인 <데일리 유니버설 레지스터(Daily Universal Register)> 1785년 탄생했습니다. <더 타임스> 200년이 넘는 역사를 갖고 있는 셈입니다.
 

우리나라 신문 역사도 한 세기가 넘습니다. 최초의 근대 신문인 <한성순보>가 발간된 것이 1883년 10월31입니다. 올해가 2005년이니까 120년이 넘었습니다. <한성순보>는 정부 기구인 박문국에서 발간한 관보적 성격의 신문이었으며, 창간 다음 해 갑신정변으로 폐간되었습니다. 한국 최초의 민간신문인 <독립신문>이 창간된 것은 1886년 4월7로, 신문의 날이 바로 독립신문 창간일인 47일입니다. 이렇듯 유구한 역사와 전통을 갖고 있으면서 산업사회의 발달과 더불어 대표적인 정보 전달매체로 자리매김 해온 신문이 내리막길을 걷고 있는 것을 보면 시대의 변화를 실감할 수 있습니다.

 

근세 이후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각 분야에 엄청난 영향력을 발휘해온 신문을 올드(old) 미디어로 낙인 찍어 시장에서 밀어내고 있는 `주범은 바로 인터넷입니다. TV도 신문이 차지했던 뉴스 전달자로서의 역할 일부를 빼앗아갔지만, 지금처럼 신문에 치명타를 입히지는 못했습니다. TV와 신문은 그동안 대체재인 동시에 보완재적 형태로 공존해왔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인터넷의 등장은 TV와 신문 모두에게 큰 위협이 되고 있습니다. 올드 미디어인 신문과 공중파 TV가 갖고 있는 속보성과 기록성의 장점을 갖고 있으면서, 양방향성이라는 또다른 장점으로 인해 젊은 세대들을 신문과 TV가 아닌 컴퓨터 앞으로 끌어들이고 있죠. 더구나 IMT-2000, 휴대인터넷, IP-TV(인터넷을 기반으로 한 TV) 등 새로운 기술의 등장으로 모바일 기기와 TV에서도 인터넷 프로토콜(IP)을 기반으로 한 콘텐츠 유통이 가능해졌습니다. 신문의 또다른 장점인 휴대성마저 무력화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렇지만 종이와 활자가 갖고 있는 그 나름의 매력을 무시할 수 없고, 날마다 쏟아지는 수많은 뉴스와 정보를 일목요연하게 정리하고 분석해서 매우 저렴한 가격에 전달할 수 있는 매체로 아직 신문만한 것이 없기 때문에 아무리 인터넷이 발달한다고 해도 신문이 하루아침에 그 가치를 잃어버릴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봅니다. 그렇지만 영상매체의 발달과 영상세대의 성장으로 출판시장이 갈수록 위축되고 있는 것처럼, 종이와 활자에 의존하고 있는 신문도 앞으로 비슷한 길을 걷지 않을까 봅니다. 다만 신문이 갖고 있는 사회적 영향력과 출판기업에 비해 상대적으로 기업 규모가 크다는 점을 감안하면 그 속도는 상당히 완만하지 않을까 추측합니다. 신문기업의 관점에서 보면 새로운 성장동력이나 활로를 모색할 수 있는 시간이 얼마나 될지는 모르지만 조금은 남아 있다고 할 수 있겠죠. 국내 신문사들이 앞다투어 멀티미디어 분야로 진출하려는 것도 그런 노력의 하나라고 할 수 있습니다.

 

물론 VCR 등장으로 금방 시장에서 사라질 것 같던 영화관이 멀티플렉스와 고급화로 제2 전성기를 맞고 있는 것처럼 새로운 기술의 보급으로 위축되던 기존 산업이 과감한 변신을 통해 활로를 찾은 사례도 있습니다.

 

 


당연한 얘기이긴 하지만, 결국 신문의 미래도 그 산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시장의 변화, 소비자의 변화를 제대로 읽어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해내느냐에 달려 있다고 봅니다. 하지만 기존의 형태에 집착하게 된다면 그러한 변신은 매우 어려울 것입니다. 디지털화, 모바일화, ALL IP(모든 네트워크가 인터넷 프로토콜로 묶이는 것)화 추세에 맞춰 소비자의 니즈를 충족시킬 수 있는 변화를 만들어낸다면 종이신문 자체는 크게 위축되더라도 독자의 입맛에 맞게 정제된 정보전달 매체로서의 신문은 계속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이라는 게 신문사에 몸담고 있는 저의 생각입니다.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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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호원 | 2005/06/08 16:45 | DEL | REPLY

test
나미니 | 2005/05/17 17:21 | DEL | REPLY

오오오~ 이제야 글을 읽었네요~ 제일 가까이 있는데...^^;
신문위기? | 2005/05/08 23:06 | DEL | REPLY

군사문화,파벌문화,눈치문화,지역연고주의 등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구시대조직에서 벗어나지못하고 있는 대한민국형 신문의 위기겠지요.
얼치기 | 2005/05/08 15:05 | DEL | REPLY

아마 오프라인 신문은 이러한 니즈땜세 100년이상은 갈겁니다.누가 살아남아 가느냐가 문제죠?
얼치기 | 2005/05/08 15:04 | DEL | REPLY

신문의 수요는 누가 창출하죠?독자의 니즈와 광고주의 니즈가 있어야 하죠?그러면 양자의 입맛에 맛게 만들어가야죠?
얼치기 | 2005/05/08 15:02 | DEL | REPLY

오프라인의 신문매체는 지금이 변화의 과도기죠?어떻습니까?오프라인변종매체인 무가지도 나오지 않습니까?
전상후 | 2005/05/07 17:41 | DEL | REPLY

고생^고민 많으시군요. 어떻게들 하고 계시나 이런저런 생각 와중에 뜻밖에 글 고맙군요. 극장 비유도 좋군요.기대도 하겠습니다소식좀계속올려주세요
백영철 | 2005/05/07 01:48 | DEL | REPLY

신문도 대형화추세로 가겠죠, 힘센놈이 약한 놈 잡아먹고 방송도 하고 인터넷도 하고 극장처럼 멀티미디어로 살아남겠죠.
송화아빠 | 2005/05/06 17:03 | DEL | REPLY

살아있는 정보를 계속 올려주세요.고민 좀 해보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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