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29일 대전에서 발생한 30대 가장의 일가족 독살 사건은 참 난감한 사건이었습니다.
 내용이 너무 충격이다 보니 이를 어떻게 기사화해야할지 조차 망설여지더군요.
 내용은 기사를 통해 아시겠지만 특히 엄마와 형들이 독극물을 마시고 죽어가는 모습을 보고 발버둥 치던 4살바기 막내의 모습을 생각하면 눈시울이 뜨거워지더군요.
 증거를 없애기 위해 그런 아들까지 목 졸라 살해한 아버지의 모습을 상상하면 사람이 얼마까지 잔인할 수 있을까 궁금해지기도 했습니다.
  
 '공공의 적'이란 영화에도 돈에 눈이 멀어 제가족을 살해하는 사건이 등장합니다.
 거꾸로 아들이 부모를 죽이는 내용입니다만 아들에게 죽어가는 어머니가  범행과정에서 떨어진 아들의 살점을 삼키는 장면이 인상적입니다.
 죽어가면서도 증거를 없애 아들을 보호하고 싶었던 거죠.
 아마 대부분의 부모들은 그런 마음일 겁니다.
 
 그런데 이번 사건은 정반대였습니다.
 사건을 수사했던 형사가 전한 바에 따르면 아버지 장씨는 막내 아들이 목을 조르는 고통 때문에 자신의 뺨을 때리고 울부짖었지만 끝내 살해하고 말았답니다.
 이런 사실은 묻힐뻔 했지만 다른 가족과 달리 아이의 몸에서 독극물이 검출되지않아 이상하게 여긴 형사의 조사로 뒤늦게 밝혀졌습니다.
 한순간 정신이 나가 일을저지르고 나면 누구라도 한번쯤은 후회한다고 하지만 장씨는 이마저도 예외였던 모양입니다.
 범행후 현장을 불태운 것도 아니고 알리바이를 만들기 위해 태연히 출근한 뒤 저녁에 불을 질렀다고 합니다.
 점심시간에는 잠시 들러 사망을 확인했다고도 합니다.
 사체를 완전하게 태우기 위해 집안 문을 걸어잠그고 불을 지른뒤에는 집근처 pc방에서 오락을 즐겼다는군요.
특히 그는 화재가 외부에 알려진 뒤에는 숨가쁘게 뛰어와 대성통곡을 하고 소방관들에게 가족을 살려내라고 아우성을 쳤다니 가증스럽기 짝이 없습니다.
 이번 사건을 완전범죄로 만들기 위해 그는 독극물을 자살사이트를 통해 구하고 아내의 동의를 얻어 보험에가입하는등 나름대로 머리를 굴렸습니다.
 그러나 자살사이트 검색흔적이나 월급 100만원에 월 30만원이 들어가는 보험에 가입한 것이 거꾸로 움직일 수 없는 증거가 되었으니 아이러니가 아닐수 없습니다.
  이런 일을 저지른 사람의 얼굴이 궁금해 취조실에서 한번 만나봤지만 그는 끝내 얼굴을 들지않고 잘못했다는 말만 되풀이 하더군요.
  뒤늦게 양심이 살아난건가요?장씨는 범행이 들통나자 모든 사실을 자백했지만 아직 아이들을 죽인 이유에 대해서는 묵비권을행사하고 있다고 합니다.
 
 취재과정에서 또하나 놀라운 것은 그가 유복한 가정 출신에 평범한 인생행로를 걸어왔었다는 겁니다.
 대전의 한 공고 전자과를 졸업한 장씨는 수원의 한 실습공장에서 아내를 만나 이후 평범한 가정 생활을 꾸려왔다고 합니다.부모들도 비교적 생활이 넉넉하고 형제도 이른바 잘나가는 '사'자 돌림의 직업인이었습니다.
 직장생활을 하다 더 큰 돈을 벌기위해 안경점이나 핸드폰 대리점등을 운영했던 그는 한때 큰 재미도 봤다더군요.
 그러나 지난해 요식업소에 안주등을 공급하는 어느 식료품 납품업체 청주지사장을 하다 실패하면서 비뚤어진 길을 걷기 시작했습니다.
지사장을 그만둔 뒤에는 그 회사의 배달직원으로 일해 생활이 몹시 궁핍했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단지 돈 때문에 아내와 자식들을 몰살시켰다는 것은 도무지 이해가 되지않습니다.
어느 정신과의사는 이를 '반사회적 인격장애'라고 진단하더군요.
정신은 멀쩡하지만 자신이 처한 상황에 따라 언제라도 남뿐 아니라 가족이라도 해칠 수 있다는 것이지요.
주변의 누구라도 범죄자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니 참으로 오싹한 얘깁니다.

장씨가 검거되고 부모와 형제에게 통보하자 누구하나 믿으려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여러 증거를 통해 범인임이 마침내 입증되자 그를 가장 감싸야 할 동생이 형에게 소리를 질렀다는 군요.
많은 사람의 심정이기도하지만 형제의 입에서 나온  이 한마디는 그러나 웬지 우리를 슬프게 합니다.
"형은 반드시 천벌을 받을 것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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