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성웅이라 부르라"…충위공 정기룡 장군
  •  바다에 충무공 이순신(1545∼1598) 장군이 있었다면, 육지엔 충위공 정기룡(1562∼1622) 장군이 있었다.

     
    임진왜란 때 60전 60승을 이끈 ‘육지의 명장’ 정기룡 장군 영정.
    22전 22승의 이순신과 60전 60승의 정기룡은 우리나라 역사상 가장 처참했던 전쟁 임진왜란(1592∼1598)을 승리로 이끈 쌍끌이 장군이었다. 이순신은 바다에서 적선을 보이는 족족 깨부셔 왜군의 보급로를 완전 차단했고, 정기룡은 뭍에서 까부숴 조선을 거쳐 명나라를 치려던 왜군을 독 안에 든 쥐로 만들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7년간의 임진왜란을 승리로 마무리한 이듬해 추진된 전쟁 공신 명단에서 성웅 이순신과 행주산성에서 대승을 거둔 권율은 물론 패장 원균까지 ‘선무 1등 공신’에 추품됐으나, 정작 가장 화려한 전공을 세운 정기룡 장군의 이름은 보이지 않았다.

     
    정기룡 장군이 사용하던 칼.
    경북 상주를 중심으로 60전 60승을 거둔 육군의 정기룡 장군은 1599년 공신도감에서 처음 추품한 전쟁 영웅 26명 명단에는 당당히 이름이 올랐으나, 공신도감이 최종적으로 내놓은 9단계 109명의 명단에는 빠져 있다.

     1605년, 선조는 도승지 신흠을 내세워 정기룡 장군을 슬그머니 선무 1등 공신에 추품한다는 교지를 발표했다. 임진왜란이 끝난지 7년 만이다. 정기룡이 순국한 지 151년이 흐른 1773년엔 영조가 ‘충위공’이라는 시호까지 내렸다.

     
    정기룡 장군의 묘소.
    무슨 사연이 있기에 선조는 뒤늦게야 정기룡을 이순신·원균·권율과 같은 반열인 선무 1등 공신으로 추품했을까.

     우리나라 역사 인물에 천착하는 작가 박상하씨가 두 권으로 펴낸 ‘나를 성웅이라 부르라’(일송북)는 비록 소설 형식을 띠고 있긴 하지만, 임진왜란이 발발했을 때 갓 서른한 살의 초급장교가 경상도 일대 육지에서 60전 60승이라는 불패의 전력으로 바다의 이순신과 더불어 조선을 구한 정기룡 장군의 전기나 다름없다.

     “역사는 사실 그대로의 기록이어야 한다. 기필코 ‘술이부작(述而不作·기록하되 지어내서 쓰지 않는다)’이어야 한다. 옳은 이야기다. 장편소설 ‘나를 성웅이라 부르라’를 쓰면서도 가장 애쓴 부분이 그 대목임을 고백하지 않을 수 없다.”

     저자는 이 작품의 단초가 되었던 ‘매헌실기(梅軒實記)’를 위시해 역사적으로 철저한 고증을 얻기 위해 수많은 자료를 수집했다. 정기룡에 대해 80여 군데나 거론한 ‘조선왕조실록’은 종이가 닳도록 뒤졌다. 그런 다음 역사 현장을 수십차례 답사하며 정기룡의 일대기를 하나하나 복기했다.

     책은 크게 세 대목으로 나누어진다. 우선 1권은 영웅의 기상을 점칠 수 있는 그가 태어나 25세에 과거 무과에 급제하고, 활쏘기에 출중하다 하여 선조로부터 ‘정기룡(鄭起龍)’이라는 이름을 제명 받는 청년 시절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2권에선 그 후, 임진왜란을 맞아 힘겨운 7년 전쟁을 치러내는 시절, 60전 60승이라는 빛나는 전적을 올렸으나 전쟁이 끝나고 정치적 배제에 따라 일등 공신에서 제외된 사연이 가슴 아프게 서술됐다. 마지막엔 이순신 장군의 뒤를 이어 수군통제사로 임명돼 61세에 경남 통영에서 운명할 때까지를 시종 속도감 있는 문장으로 관통한다.

     저자는 “정기룡 장군이 초기에 전쟁 공신에서 배제된 것은, 이미 사망한 이순신과 원균, 환갑이 넘은 권율에게만 선무 1등 공신에 추품한 것만 봐도 안다”며 “37살의 젊은 살아있는 전쟁 영웅이 선조는 매우 부담스러웠을 것”이라고 해석하며 여운을 남겼다.

     일송북출판사는 내년 1월 중으로 서울과 대구·상주·부산 등지에서 ‘정기룡 장군’ 관련 세미나를 개최하는 등 그에 대한 학술적 조명을 계획하고 있다.

    조정진 기자 jjj@segye.com

    ◆정기룡 장군의 전장지
    한성→거창(우지)→거창→김천→진주→상주(용화동)→상주(화령)→상주 목성→영천→문경(당교)→상주(대승산)→상주(북장사)→예천→고령(용담천)→성주→고령→합천→합천(초계)→의령→영동→보은→합천→함양(안음)→거창→경주→도산성→김천→거창→거창(가조)→함양(사근역)→합천(삼가)→거창→합천(초계)→합천(삼가)→무주→진주→사천→단성→창원→진해→고성→하동(곤양)→영산→합천→성주→합천(야로)→합천(삼가)→사천→성주→현풍→합천(초계)→고령→거창(지례)→진주→영성→하동(곤양)→사천→사천 왜성

  • 기사입력 2008.1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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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www.skyblueparachutisme | 2016/07/29 17:40 | DEL | REPLY

정치인들은 너도나도 “두바이를 배우자” “우리도 두바이처럼 주식회사 대한민국을 건설하자” “한국도 두바이와 같은 강력한 지도자가 필요하다”고 외치며 두바이 따라하기에 열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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