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정진기자의 冊갈피] 새는 날고 물고기는 헤엄치고 인간은 달린다
  • 성서의 창세기를 보면 인간은 애초 벌거숭이였다. 죄를 지으면서 부끄러움을 알게 돼 몸을 가리게 됐다고 기술하고 있다. 그럼 양말과 신발은 언제부터 신었을까.

    미국 하버드대학을 나와 AP통신 종군기자로 활약한 크리스토퍼 맥두걸은 오래달리기를 시작하면서부터 끊임없는 부상에 시달리다 한 가지 의문에 사로잡힌다.

    “세계적인 메이커 운동화를 신는데도 왜 발이 아픈 걸까?”

    그러던 어느 날, 멕시코 가판대에 꽂힌 한 잡지 기사를 접한 그의 눈이 번쩍 뜨인다. 긴 원피스를 입고 샌들을 신은 남자가 돌투성이 산길을 전력질주하고 있는 사진이었다. 험준한 협곡에 숨어 사는 ‘타라우마라족’의 기사를 읽은 맥두걸은 만사를 제쳐두고 그들을 만나러 ‘바란카스 델 코브레(코퍼 캐니언, 구리 협곡)’로 향한다.

    멕시코의 험준한 오지이자 마약조직들의 본거지인 코퍼 캐니언 깊숙이 터를 잡고 살아온 타라우마라족은 지구상에서 가장 건강하고 조용한 사람들이며, 인류 역사상 가장 빠른 오래달리기 선수들이다. 며칠이든 사슴을 쫓아 달려가 사슴의 발굽이 너덜너덜할 정도로 탈진했을 때 맨손으로 잡는다는 타라우마라족은 말 그대로 달리도록 태어난 사람들이다.

    자신들을 ‘라라무리(달리는 사람들)’라고 부르는 타라우마라족에게 달리기는 대를 이어온 전통이며 생활이다. 그들은 음료나 단백질 보충제를 먹으며 달리는 마라톤을 하는 게 아니라 축제를 벌이듯 신나게 먹고 마시고 떠들다가 출발선에서 함께 뛰기 시작해 48시간 동안 쉬지 않고 달린다.

    저자는 타라우마라족의 삶과 문화, 달리기와 행복의 비결, 그리고 그들이 문명세계 최고의 울트라러너(마라톤 이상 장거리를 뛰는 사람)들과 펼치는 숨막히는 이야기를 서술하는 한편 달리기에 관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진다.

    ‘현생 인류인 호모사피엔스가 자신보다 훨씬 영리하고 덩치가 크며 힘이 센 네안데르탈인들을 제치고 인류의 적통을 잇게 된 요인은 무엇인가.’

    ‘맨발이다시피 달리는 사람들이 그토록 먼 거리를 쉬지 않고 달리는데도 부상은커녕 달리기 자체를 즐길 수 있는 비결은 무엇인가.’

    ‘첨단 기능으로 무장한 값비싼 운동화가 등장한 이후, 달리기로 인한 부상이 오히려 급증한 이유는 무엇인가.’

    저자의 결론은 간단명료하다. “인간은 달리도록 태어났다(born to run).” 그러나 문명의 발달과 더불어 달리기를 멈추면서 인간은 땅과의 진정한 접촉을 상실하고, 무좀 등 맨발로 달리던 시절에는 없었던 질병들에 시달리게 되었으며, 나아가 두툼한 쿠션으로 발을 감싸면서부터 오래달리기에 최적화된 근육과 힘줄들은 제 기능을 잃게 되었다는 것이다.

    진화생물학과 생리학, 스포츠의학 연구자들이 제시하는 과학적 증거들과 풍부한 실제 사례들을 통해 이처럼 당연하면서도 혁명적인 논지를 설득력 있게 펼친 저자는 이후 수많은 달리기 경기에 참가해 맨발로 달렸다. 하지만 더 이상 발이 삐거나 다치지 않았다. 맨발 달리기의 힘을 입증한 것이다.

    아무리 좋은 인공(운동화)보다는 자연(맨발)이 더 나은 모양이다.

    조정진 기자 jjj@segye.com <2010/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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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한 직업, 한 일만 하다 인생을 마감하는 사람이 얼마나 되겠는가. 우리나라 역대 대통령도 학자·외교관·군인·사업가로 활동하다 정치를 하게 된 사람들이고, 법정 스님이 다비식을 하던 날 입산 출가한 이진영·차창룡 시인처럼 직업을 수평 이동하는 사람도 적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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