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정진기자의 冊갈피] 우리는 어쩌다 적이 되었을까?
  • ‘불구대천지원수’, ‘철천지원수’라는 말이 있다. 하늘을 같이 이지 못할 원수, 하늘에 사무치도록 한이 맺히게 한 원수라는 뜻이다. ‘예기(禮記)’에 나오는 불구대천지원수(不俱戴天之怨讐)는 원래 ‘아버지의 원수’를 가리키는 말이지만, 오늘날에는 더불어 살 수 없을 정도로, 즉 죽이고 싶을 정도로 미운 놈이란 뜻으로 쓰인다.

    이쯤 되면 개인 간에는 주먹다짐이, 조직 간에는 칼부림이, 국가 간에는 전쟁이 날 판이다. 그런데 과연 무엇이 그토록 서로를 미워하고 상대를 극도로 증오하게 했을까. 증오의 뿌리는 어디에서 왔을까. 르완다의 대량학살 사건과 세르비아의 인종 말살 정책,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끊임없는 보복전, 최근 러시아에서 잇따라 발생하고 있는 스킨헤드의 이민족 살해 사건과 지하철 연쇄 폭탄테러처럼 끔찍한 범죄가 쉼없이 나타나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들은 왜 누군가의 적이 되고 누군가를 적으로 삼을까. 때론 목숨을 걸면서까지 왜 서로를 죽이지 못해 안달일까.

    독일 하이델베르크대학 심리학 명예교수인 로버트 J. 스턴버그와 하버드 케네디 스쿨 연구원인 카린 스턴버그는 ‘우리는 어쩌다 적이 되었을까?-평범한 인간에게 숨어 있는 괴물의 그림자 증오’(김정희 옮김, 21세기북스)에서 증오심의 원인과 처방전을 제시하고 있다.

    저자들은 “증오는 인간이 선천적으로 갖고 태어나는 감정이 아니다”라고 말한다. 즉, 누군가 혹은 무엇인가가 필요에 의해 개인이나 집단에 증오를 전략적으로 탄생시켰다는 것이다. 이러한 점에 주목한 이 책은 증오라는 감정을 세분화해 그 본질을 파헤친다. 여기서 논의되는 증오에 관한 이론은 스턴버그의 사랑 이론에서 출발한 것이기 때문에 사랑과 증오의 관계, 그리고 사랑이 쉽게 증오로 변질하는 이유도 다루고 있다.

    책에 따르면 증오는 반감과 혐오로 인한 친밀감의 부정, 분노와 두려움으로 표현되는 열정, 평가절하를 통한 가치축소 등 3가지 요소로 구성돼 있다. 나치의 선전상 괴벨스 같은 선전선동가들은 이런 증오의 특성을 선전의 도구로 악용해왔다. 심지어 대중의 동의를 얻으려고 외집단에 대한 위기감과 공포심, 분노를 자극하기도 한다.

    특징적인 것은 혐오감이든 증오심이든 미워하는 마음은 대부분 가까운 사이에서 생성된다는 것이다. 이혼한 부부나 한때 동지였던 사이가 전혀 모르거나 덜 친했던 사이보다 더 원수가 될 확률이 높다. 큰 실망감과 극도의 배신감이 증오로 돌변하는 셈이다. 따라서 사랑과 증오는 매우 밀접한 관계이다. 애증이란 단어가 이를 상징한다.

    그러면, 집단은 물론 개인을 파멸시키는 증오를 없애는 방법은 뭘까. 책은 편견의 축소, 지혜와 용서 같은 대안을 주문한다. 또한 증오의 결과에 대해 책임감도 제시한다. 마하트마 간디, 마틴 루서 킹, 마더 테레사, 넬슨 만델라 같은 사람들은 지혜로 증오를 넘어 사람과 평화를 감싸 안았다. 증오와 싸우는 최선의 방법은 지혜를 활용하는 것이다. “지적인 사람들은 증오할 수 있지만 현명한 사람들은 증오하지 않는다”는 저자들의 마지막 말이 여운에 깊이 남는다.

    조정진 기자 jjj@segye.com <201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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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reboy and watergirl | 2019/06/27 18:12 | DEL | REP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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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incity binh chanh | 2017/01/09 01:21 | DEL | REP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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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www.antibes-villa.fr | 2015/11/25 11:11 | DEL | REPLY

다음은 이날 민 단장이 발표한 ‘국새 의혹 관련 소회문’ 전문이다.
안녕하십니까? 제4대 국새 제작단장을 맡았던 민홍규입니다. 그동안 국가의 신성한 상징물인 국새에 관련한 다양한 의혹이 제기되어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 드려서 죄송합니다.
ス?パ?コピ? | 2015/03/25 23:12 | DEL | REPLY

春らしさでだんだん濃い4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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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lligentmachinesgroup.com | 2013/01/26 18:03 | DEL | REP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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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rkroom101.com | 2013/01/26 18:02 | DEL | REP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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