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김정일 - 세계일보 블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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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경제신문 파이낸셜타임스는 28일 북한의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매우 닮은 서울의 김영식씨(왼쪽)를 소개했다. 김씨는 서울에서 명함가게를 운영하는 평범한 시민이지만 1995년 개봉된 영화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에서 김 국방위원장 역을 맡기도 했다.
 
■두 김정일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은 일정이 미리 공개된 중요 행사 땐 때때로 자신과 닮은 가짜를 앞세워 경호에 만전을 기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러시아 방문 같은 일정이 드러나는 중요한 외국방문 때도 경호를 위해 가짜를 대동할 때가 많다고 정보 관계자들은 이구동성으로 이야기한다.
 그런데 이와는 별개로 김 위원장을 꼭 빼닮은 서울의 50대 남성이 전혀 다른 이유로 화제를 모으고 있다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가 27일 인터넷판에서 보도했다. 화제의 주인공은 서울에 사는 김영식(56)씨. 고수머리인 그가 선글라스를 끼고 인민복을 연상시키는 올리브 색의 수트를 차려 입고 그가 운영하는 명함가게 앞에 서 있으면 지나가는 행인들로부터 휴대전화 사진 세례를 받곤 한다고 신문은 소개했다.
 김씨는 “세계를 움직이는 지도자와 닮았다는 것은 기분 좋은 일”이라며 “김 위원장과 키(1m62)가 같은 데다 김 위원장과 닮아보이기 위해 성형수술을 할 필요도 없었다”고 말했다.
 신문은 사담 후세인 전 이라크 대통령의 경우 신변 보호를 위해 성형수술로 ‘가짜 후세인’을 만들었지만 김씨는 자진해서 한국에서 김 위원장의 ‘분신’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씨는 1995년 개봉된 영화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에서 120대 1의 경쟁률을 뚫고 김 위원장 역을 맡기도 했다.
 특히 김씨는 2000년 남북 정상회담이 성사되면서 더욱 주목을 받았다. 한국 정부의 햇볕정책에 힘입어 잔인한 독재자로만 여겨졌던 김 위원장이 한국 국민에게 ‘괴짜 아저씨’(eccentric uncle)로 받아들여질 수 있었다고 신문은 말했다.
 김씨는 “낳아주신 어머니께 첫번째로 감사 드리고, 남북 정상회담 성사로 TV에 나올 수 있게 해주신 김대중 전 대통령에게 두 번째로 감사 드린다”고 말했다.
 다음은 ‘서울 사는 북한지도자의 동생, 통일을 이야기하다’를 표제어로 실린 영국 파이낸셜타임스, 5월 27일자 기사 전문이다.
  그가 서울에 있는 그의 명함가게 밖에 서 있자 오동통하고 검은 곱슬머리에 TV 화면 같은 선글라스를 쓰고 카키색 슈트를 입은 그의 사진을 핸드폰 카메라로 찍기 위해 지나가던 행인들이 멈춰 섰다.
 지역구 의회 선거의 좌파인 우리당 후보가 창문을 내려 인사했고 옆의 빵집으로 들어가던 이가 돌아보고는 킬킬댔다.
 이러한 반응은 부시 대통령이 ‘독재자’라고 부르는, 세계에서 가장 잔인한 전체주의 지도자 중 한 사람에게 나오기 힘든 것이다.
 실제로, 한국인 김영식씨는 북한지도자 김정일과 꼭 닮은 것을 자랑스러워한다. 김씨는 “당신이 어떤 지도자나 세계를 움직이는 사람과 닮았다면 물론 기분 좋은 일이다”라고 말한다.
 사담 후세인 같은 다른 독재자들이 대역들에게 성형수술을 받고 암살에 대배한 유인 역할을 강요한 반면 56세의 김영식씨는 한국에서 흔쾌히 김정일의 도플갱어 역할을 맡았다.
 10년 전, 허리둘레가 늘어나고 습기로 인해 머리가 비시시해진 자신을 거울에서 본 김씨는 북한지도자가 스쳐지나갔다.
 “그 후 어느 날 신문에서 영화면을 훑어보다가 김정일 역할을 할 사람을 찾는다는 광고를 보았다”라고 김씨는 회상한다. 그래서 그는 오디션에서 120명 이상의 경쟁자들을 물리치고 영화 ‘무궁화’에서 일본으로 핵폭탄을 날릴 계획을 하는 역할을 맡게 되었다.
 한국 정부의 ‘햇볕정책’은 한국이 북한 이웃을 바라보는 시각을 상당히 완화시켰으며 정치적 초점은 북한을 악마화하는 것으로부터 함께 교류하는 것으로 이동했다. 이러한 변화는 김정일이 괴상한 삼촌쯤으로 보일 수 있는 환경으로 이끌었다.
 “나는 우선 나에게 생명을 준 어머니께 감사드리고 다음으로는 남북정상회담을 통해 나에게 TV에 나올 수 있게 해준 김대중 전 대통령에게 감사한다”라고 김씨는 말한다. “나는 (김정일과) 키가 같고 (5피트 3인치) 닮기 위해 성형수술을 할 필요도 없다. 성을 바꿀 필요도 없었다.”
 김씨가 많은 돈을 벌지는 못하지만 그는 확실히 그의 역할을 받아들였다. 그의 의상은 이제 보라색 선글라스, 맞춤 독재자 의상, 그리고 키높이 구두 등을 포함한다. 한국영화인연합은 이제 그의 집에 ‘김정일’이라는 이름으로 편지를 보낸다.
 “나는 연구를 많이 한다”라고 한국의 통일한국 잡지를 뒤적이며 그가 말한다. 그는 북한 지도자를 흉내내며 앉을 때는 그의 상당한 배를 내밀고 한 쪽으로 기대앉는다.
 북한 지도자는 아마도 김씨의 이러한 행동들을 불경스럽다고 생각하겠지만 대역을 하는 김씨는 그가 남북 관계 완화에 기여하고 있다고 말하며 스스로를 ‘통일 배우’라고 여긴다. 
 “나는 한국전쟁 중에 태어났기 때문에 가능한 빨리 우리가 통일하기를 바란다”라고 그는 말한다. “물론 우리나라에 좋은 일이겠지만 또한 더 많은 광고제의가 들어올 것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남북한 사이에 전화를 거는 휴대폰 광고에 나올 수도 있다.”
 그가 차용한 이미지에 대한 반응이 거의 예외 없이 긍정적이라고 말하는 그는 한국 사람들이 제2차 남북 정상회담의 길을 열 것으로 기대하고 있는 다음달 김 전 대통령이 평양 방문으로 김정일을 다시 만나게 되면 다시 한번 붐이 일 것을 기대한다.
그러나, 김씨의 계획은 한반도 밖에서는 제한적일 듯 하다. 김정일은 팀 아케리카 같은 영화에서 악마적 인간으로 비춰지고 있으며 김씨는 김정일을 나쁘게 그리는 어떤 할리우드의 제안도 거절할 것이라고 말하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언젠가 통일할 것이고 우리는 좋은 관계를 가지기 위해 함께 노력해야 한다”라고 그는 말한다. “나는 그가 기분 상하길 바라지 않기 때문에 악의 대변인으로 보여지고 싶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씨는 언젠가 한국의 햇볕정책이 더 멀리 받아들여져, 적국들도 북한을 더욱 포용할 수 있기를 바란다. “나는 나에게 좋은 역할을 준다면 미국에도 가고 싶다”라고 김씨는 말한다. “그러나 지금 당장은 이런 모습으로 그곳에 가는 것은 이라크에 가는 것보다 무서운 일이다.”
■미국의 대북 ‘지갑정책’ 효과
 “미국의 금융거래 단속 때문에 체제가 무너질지도 모른다.
 지난 1월 중국을 극비 방문해 중국의 경제특구들 둘러본 후 중국의 발전상에 충격을 받아 밤잠을 이루지 못했다(중국 유력지 동방조보(東方早報) 3월 29일 보도)는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에게 털어놓은 말이다.
 기축통화인 달러화를 발행하는 미국의 북한 돈줄죄기는 이렇게 무섭다. 국제 금융거래를 통한 대북 경제제재에 자신감을 얻은 미국은 그 여세를 몰아 최근 ‘지갑 정책(Pocketbook Policing)’이라는 새로운 전략으로 북한을 압박하기 시작했다. 미국의 시사주간 뉴스위크는 최근호에서 조지 W 부시 미 행정부는 북핵 대책의 하나로 2001년 후반기부터 북한의 전 세계 자금줄을 전방위로 압박해 김정일 정권을 쥐어짜는 전략을 마련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따라 재무부와 국무부, 중앙정보국(CIA), 연방수사국(FBI) 등은 지난 3년간에 걸쳐 미사일 기술 판매, 마약 거래, 가짜 담배 및 비아그라 유통 등에 이르는 광범위한 북한의 불법활동 단속 대책을 세워왔다고.
 미 정부는 북한이 위조화폐를 주로 거래하던 은행인 마카오의 방코델타아시아(BDA)에서부터 최근 미국 내 자산을 동결시킨 스위스 코하스사에 이르기까지 적극적으로 대북 금융제재를 취하고 있다. 미 재무부에 따르면 지난 4년 동안 전 세계적으로 압수한 100달러짜리 위폐는 4800만달러(약 480억원)에 달한다.
 미국 관리들은 북한에 대한 ‘표적 제재’(targeted sanction)가 매우 효과적인 것으로 보고 있으며, 특히 북한 지도층에게 영향을 미친 것으로 평가했다.
 미국이 지난해 9월15일 BDA를 북한 돈세탁 연루 은행으로 지목하자 1주일 만에 이 은행 예금이 40% 가까이 빠져나가 BDA는 북한과의 거래 중단을 선언하고 약 50개의 북한 회사 및 개인 계좌를 동결했다.
 BDA의 동결 계좌 중에는 북한 고위급으로 추정되는 개인 9명의 계좌도 포함돼 있으며, 이들 계좌는 김정일 위원장이나 그 직계의 개인 사업과 관련된 것이라고 한 미국 관리가 말했다.
 BDA가 계좌동결 조치를 취한 뒤 수 주 내에 북한 특사가 마카오를 방문, 자금을 풀어줄 것을 요구했으나 마카오 당국은 일언지하에 거절했다. 그러자 북한 외무성 대변인은 2월 미국이 북한의 달러화 송금과 카드결제 등 정상적인 금융거래를 사실상 봉쇄했다고 비난하기에 이르렀다.
 BDA에 대한 조치 이후 일본 한국을 비롯한 세계 각국 은행들은 미국의 보복을 우려해 북한과의 거래를 속속 중단했으며, 앞으로도 미국의 이 같은 전략은 눈사태 같은 효과를 낼 것으로 스튜어트 레비 미 재무차관이 평가했다.
 특히 미국의 금융제재는 북한뿐 아니라 중국을 겨냥하고 있다는 분석도 있어 중국으로선 급증하는 미국과의 교역을 저해할 수 있기 때문에 사실상 모른척할 수밖에 없는 형편이다.
 북한이 불법활동으로 연간 3억달러를 모으는 것으로 추정되는 일본에서도 친북단체들의 면세 혜택을 박탈하고, 대북 송금에 대한 감독을 강화하는 등 단속이 시작됐다.
 일본 정부는 3일 재일 조총련이 소유한 시설물에 대한 세제 상의 특혜를 재고할 것을 지방자치단체들에 촉구했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관방장관은 1일자로 지자체에 보낸 통보문을 통해 조총련 소유 시설물들에 대해 지자체들은 세제 감면을 재고하라고 주문했다.
 앞서 일본 경찰은 지난달 23일 26년 전 발생한 일본인 납치사건과 관련, 조총련 산하단체를 강제수색했다. 경시청 공안부는 이날 1980년 6월 실종된 하라 다다아키(실종 당시 43세)가 실종되기 전에 일했던 오사카(大阪) 시내 중국 음식점과 음식점 주인인 재일조선인 경영자(74) 자택, 조선인오사카상공회 등 6곳을 압수수색했다.
 미국의 지갑 전략이 북한의 핵무기 포기 설득으로 이어질지는 지켜봐야 하지만 미국으로서는 중국과 한국이 쥐락펴락 해온 6자회담의 강력한 카드로 이를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분석된다.
 미국은 대북 금융제재가 북한의 체제변화를 조장하기보다는 북한을 협상 테이블에 복귀시키고, 핵무기를 포기하도록 압박을 가하기 위한 수단이라고 밝히고 있지만 중국과 한국은 지나친 압박이 북한의 붕괴로 이어지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원하던 원치 않던 북한 붕괴와 한반도 통일 국면은 점점 가까워지고 있다. 그러나 까딱하면, 중국이나 일본에 북한이 통째로 넘어갈 수도 있다. 정말, 정치인들이 정신 바짝 차려야할 때이다.

 대북정책을 둘러싼 한국과 미국의 불협화음 속에서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중국과 한국의 단물만 빨아먹는 등 어부지리를 챙기고 있다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가 2일 보도했다.
 북한문제 전문가인 에이던 포스터 카터 영국 리즈대학 교수(사회학)는 기고문에서 미국과 한국의 대북정책 모두 문제가 있다고 지적하고 북한을 다루는 일이 쉽지는 않지만 이렇게 상황이 나빠질 필요도 없다고 주장했다.
 조지 W 부시 미 행정부는 지난 5년 동안 일관된 대북정책을 추구하지 못했으며, 한국 정부는 북녘 ‘형제’의 악행을 아예 보거나 듣거나 말하려 하지도 않는다고 포스터 카터는 비판했다.
 북한의 핵 위협에 정책 우선권을 두었던 부시 행정부는 지난해 가을 갑자기 평양의 위조지폐 문제를 “발견했다”며 제재를 시작했다. 북한의 위폐 문제는 10년 넘게 잘 알려진 것이지만, 새삼 이 문제를 들고 나온 것이다. 이 때문에 많은 사람은 부시 행정부의 위폐 거론이 대북 포용정책에 반대하는 미국 강경파의 음모일 수 있다고 의심하는 상황이라고 그는 지적했다.
 하지만 북한의 불법행위에 눈감고 있는 한국의 대북정책도 이보다 나을 게 없다고 포스터 카터는 비난했다.
 한국은 2003년 6월 미국 일본과 함께 북한의 위폐 행위를 비난하는 대열에 동참했다. 그래서 최근 위폐문제를 얼버무리는 노무현 대통령의 입장은 설득력이 떨어진다고 포스터 카터는 지적했다.
 여기에 북한의 인권침해와 관련해 유엔 투표에서 기권하고, 탈북자를 실망시키는 한국 정부의 입장은 더욱 나쁘다고 그는 질타했다.
 이렇게 조건 없는 당근정책은 단순히 북한의 현상을 지지할 위험이 있다고 그는 우려했다.
 다음은 파이낸셜뉴스 보도 전문이다.
 ■북한, 서투른 2인극을 꾀로 이기다(英 FT, 2. 2)
 한미 간 공공연한 불협화음으로 마침내 북한문제 대처방법에 관한 연합전선의 허울이 몽땅 벗겨졌다. 노무현 대통령과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로럴과 하디’(미국의 2인극 코미디. 로럴은 침착하지 못하고 걸핏하면 눈물을 짜는 역을 맡았고, 하디는 점잔빼고 화를 잘 내는 건방진 친구 역을 맡았다)를 연상시키는 온갖 수완과 협동노력을 통해 북한 문제를 풀어보려 애쓰고 있다. 그러나 결과는 북한 지도자 김정일에게만 득이 돌아갈 뿐 보기 좋게 뒤죽박죽이다.
 지난주 한국 외교통상부는 미국이 한국 정부에 대해 북한의 화폐위조 및 기타 금융관계에서의 필사적인 용기를 저지하는 데 동참할 것을 ‘강력 요청’했다는 주한 미국대사관 성명을 비판했다. 노 대통령은 이에 개입, 한미간에 이견은 없다고 주장했으나 만약 워싱턴의 ‘일부 세력’이 계속해서 “북한체제에 문제를 제기하고 이를 압박하고 그 붕괴를 바라는 것처럼 보일  경우”에는 양국 간에 이견이 생길 것이라고 경고했다.
 전임 김대중 대통령처럼 노무현 대통령은 북한을 포용하는 ‘햇볕정책’을 따르고 있다. 대다수 한국인은 이를 지지한다. 태평양 건너편의 신보수파는 이를 비웃을지 모르나 한국 수도권에 거주하는 2천만명 시민들과는 달리 그들은 북한과 접하는 전선(前線)에 살고 있지는 않다.
 포용이든 아니든, 정책에는 우선순위가 있다. 최대의 불량국가 북한은 핵, 미사일, 화생무기 위협에서 위폐, 마약밀거래, 인권유린, 기타 등등 여러 전선에서 공세를 취하고 있다. 모든 일을 일거에 해결할 수는 없다. 지금까지 핵위협이 가장 심각한 것이라는 데는 모두 공감하고 있다. 그러나 부시 행정부는 지난해 가을 갑자기 평양당국의 달러위조를 ‘발견’하고 제재조치를 취했다. 예상했던 대로 북한은 이 기회를 포착, 핵 회담 진행을 방해할 새로운 구실로 이용했다. 북한은 제재가 해제되지 않는 한 베이징 6자회담에 복귀하지 않겠다고 주장한다.
 화폐위조는 10년 넘게 익히 알려져 온 문제이다. 이제 와서 문제를 제기하는 것은 왜곡된 우선순위, 아니면 그보다 더 나쁜 것이다. 노 대통령이 시사했듯이 많은 사람은 김정일 정권 포용에 반대하는 워싱턴 강경파의 음모를 의심한다. 한국의 그와 같은 태도는 변명할 수 있겠지만 5년이란 긴 기간 동안 일관성 있는 단일 대북정책을 표방하지 못한 부시 정부의 실패는 변명의 여지가 없다. 콜린 파월 전 미 국무장관의 북한포용 의지는 부시의 경박한 ‘악의 축’ 발언에 희생되었다. 지난해 미국의 6자회담 수석협상 대표가 된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차관보는 6자회담 과정을 다시 활성화시켰으나 또다시 국내 매파들의 방해를 받고 있다.
 그러나 한국의 태도 역시 나을 것은 없다. 중국 우화에 나오는 세 마리 원숭이처럼 한국은 북녘 ‘형제’의 악에 대해서는 보기도, 듣기도, 말하기도 거부한다. ‘북녘 형제’란 내년의 대통령 후보를 바라보는 정동영 전 통일부 장관이 좋아하는 애정의 표현이다.
 형제애로 여러 가지 죄를 덮어준다. 사람들은 부시의 전술 혹은 타이밍을 의심할지 모른다. 그러나 평양의 잘못에 대한 증거 부족을 주장한다고 해서 죄가 깨끗해지는 것은 아니다. 한국은 2003년 6월 미국 및 일본에 합세, 북한의 위폐문제를 규탄했다. 노 대통령은 당시에도 대통령이었기 때문에 그가 혼선을 보이는 것은 설득력이 없다. 한국의 북한인권 관련 회피적 태도, 유엔 표결 기권, 탈북자 억제, 반세기에 걸친 불법억류 전쟁포로에 대한 송환요구 외면 등은 더 나쁘다.
 한국은 평화와 신뢰 구축이 우선이어야 한다고 반박한다. 그러나 변화를 유도하지 않고 북한의 현상을 지탱해 주기 위해 무조건 당근을 주는 것은 위험하다. 김정일은 돈만 챙기곤 하던 일을 계속한다.
 경애하는 지도자는 자신의 적들이 싸우는 것을 보고 필경 재미있어 할 것이다. 중국이 핵 회담이나 위폐문제와 관련, 아무런 압력 조짐을 보이지 않은 채 최근 중국을 방문한 그를 환대한 것은 미국이 바로 알아야 할 현실이다. 북한의 모든 이웃들은 북한 포용에 열심이다. 유일하게, 그리고 효과적으로 채찍과 당근의 균형을 맞춰 온 일본조차 북일 교섭을 재개하려 한다.
 이라크전쟁과 이란 핵 위기에 발목이 잡힌 부시 정부는 몹시 허둥대지만 실제로는 무능하다. 자칫하면 한국마저 상실할 위험성도 있다.
 북한 다루기가 결코 쉬운 일은 아니다. 그러나 문제가 이 정도까지 난처해지지는 않을 수도 있었다. 세 가지 분명한 기본원칙이 있다. 첫째, 목적과 수단을 엄밀하게 생각해야 하며 수사가 아닌 현실을 중시해야 한다. 둘째, 숱한 잠재적 쟁점이 도사리고 있는 가운데 우선순위 책정이 열쇠이다. 셋째, 맹방들과 연합전선을 펴라, 그렇지 않으면 김정일은 이간을 획책할 것이다.
 보다시피 경애하는 지도자는 팔짱끼고 앉아 베이징과 서울을 다 같이 이용할 수 있다. 그의 아버지 김일성이 중국과 소련을 이간했던 것처럼 말이다. 민주적 원칙에 따른 한계에는 아랑곳없이 김정일은 항용 그가 상대하는 성공적이지 못한 백악관과 청와대 주인들보다 오래 권좌를 유지할 가능성을 갖고 있다. 그러나 그가 꾀를 써서 그들(한미 지도자들)을 이기리라고 미리 예정된 것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