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밤에 쓰는 편지 - 세계일보 블로그
여기
밤이면 더 고독한
달맞이꽃 을 보라
졸음에 겨워
스르르르~
굳센 약속 산산이 부셔져도
스스로 흩어지지 않으며
입술을 깨물지도 않는
불멸의 화신


여기
밤이면 더 눈부신
어둠을 보라
수수하게 옷 갈아 입고
세상에서 존귀한
하이얀 태양빛을 맞으려
늘 준비된 정장을 차려 입는
모범적 인탤리
상심은 존재하지 않고
깊고 그윽해라


날마다
번민의 바다에 빠져
눕고 지고 떨어지고
생존의 댓가로
만나는
무수한 고통들
아침이 되면
빛바랜 호주머니엔
파아란 별빛만 수북...
아!
자연은 저리 단순한데
조그마한 생은 갈수록 복잡
수학적 양태로
달려 가고...
문득 올려다 본 밤하늘
별이 쏟아 진다
어둠을 뚫고
가장 먼저 달려오는 별
바로
나의 유일한 그대
세상의 그 어떤 보석 보다
푸르고 빛났어라


잠시 내려다 본 땅
숱한 추억이
떨어져 뒹굴고 있다
가까이 갈수록
점점 멀어지는 연민들
그대를 사랑하여
행복 했노라
힘겨운 밀어는
등불에 비추어
깜박깜박


만물이 잠든 고요한 밤
이윽고
우주는 열리고
두팔을 뻗으면 잡힐 것 같은
바람 한줄기
아득한 우주의 끝자락 이어라
잠들지 못하여
밤마다 눈물 뿌리는 사람들
가슴속에는 모두 씩씩하게
파랑새 한마리
키우고 있었다
누군가
미치도록 사랑한다 말했을 때
가슴속 파도는
잠들지 못하고
밤새 일렁이고 있었다
누군가
진저리치도록 그립다 했을 때
까아만 두 눈은
밤새워 눈망울에
하이얀 이슬을
끝없이 흘리고 있었다
누군가
그대여 이제 안녕이라
힘없이 외쳐댈 때
마음가운데 핀 해바라기 두송이
빛바래 여울지고 있엇다


세상살이는 길고 지루한 장마
처마 위 떨어지는
빗물 한방울도 헤아리지 못하는
어리석고 무지한
작은 동물의 세계
선과 악의 굴레에서
목숨 다할 때까지
번뇌하고 침잠하는
깃털마냥 가벼운
공허의 세계
상심의 밤을 지나
예정된 푸른 새벽이 오려함에
푸드득
가시나무새 한마리
텅빈 마음을 뚫고
무욕의 강으로
날아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