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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학교 생활과 샤프롱 [잡동사니]

 아이들의 미국 학교생활을 돌이켜 보면서 아쉬움이 남는 건 조금 더 일찍 학교, 교사와 긴밀한 관계를 가졌더라면 하는 점이다. 물론 처음부터 흑인과 스패니쉬, 아시안 학부모들로 구성되는 R.A.C.E(Ready to Advocate for Children's Education) 모임에도 참석하는 등 학교 일에 관심을 가졌다.
 그런데도 원활하지 못한 커뮤니케이션 등으로 아이들의 학과활동이나 필드트립 같은 야외활동에 적극 참여하지 못했다. 더구나 지난해 아이들을 교육청에 등록할 때 신상정보를 적어 내면서 자원봉사 여부를 묻는 질문에 'NO'라고 표기해서 학교에서도 자주 연락이 없었다는 걸 뒤늦게 알았다.
 대체로 아이들이 놀라운 적응력을 보이는 건 사실이지만 적응 속도는 개인의 성격이나 교우관계, 학교환경 등에 따라 크게 달라진다. 학교생활 적응도와 영어 실력도 크게 상관관계를 갖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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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내가 늘 강조하는 말이 맞다. 바람직한 교육은 아이와 부모, 학교가 삼위일체를 이뤄야 한다는 점이다. 아이도 공부할 자세가 되어 있어야 하고, 학부모는 아이에게 관심을 갖고서 환경과 여건을 만들어 주고, 학교는 아이에게 맞는 교육을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런데 한국인 학부모들은 아이들 교육에 큰 관심을 갖고 있으면서도 미국 학교와의 관계에서는 단절되는 것 같다. 한국에서는 치맛바람이 너무 심해 문제인데 미국에서는 아이를 학교에만 맡겨 놓아 버리는 학부모가 많다.
 우리 부부가 아이들 학교에 가는 발길이 잦아진 건 아이들과 몇차례 대화하면서 학교생활에서 나름대로 말 못할 고민이 많다는 걸 찾아내고 나서부터이다. 큰 아이는 남자 친구들보다 수적으로 월등히 많은 여자 친구들 숲에서 남자 친구들과 교우관계에서 고민을 하고 있었고, 둘째 아이도 도시락 냄새에 신경을 쓰는 등 적잖은 스트레스를 받고 있었다. 특히 둘째 아이는 영어로 의사전달을 못해 적극적인 성격이 점차 위축되고 있었다.
 아내가 생각해 낸 해결책은 자주 아이들 학교에 가서 카페테리아에서 둘째 아이와 식사를 함께 해 주는 것이었다. 아내가 알고 지내는 일본인 친구한테서 얻은 아이디어였다. 그리고 영어에 자신 없어하는 아내이지만 1주일에 한 번은 수업참관을 하려고 노력했다.
 4학년 큰 아이는 엄마가 다 큰 자기와 함께 식사하는 걸 창피하게 여길 수도 있어 학교에 갈 때마다 얼굴만 보고 오는 식이었다. 대신 큰 아이와 관련해서는 담임 선생님에게 수시로 이메일을 보내 상담을 했다.
 큰 아이는 비교적 일찍 학교생활에 잘 적응해 담임 교사에게 늘 칭찬을 받았다. 담임과 ESL 교사는 큰 아이가 E.O.G(End Of Grade) 테스트를 통과한 걸 대견스러워했다.
 둘째 아이도 아내가 학교에 자주 가면서 학교생활이 훨씬 수월해 졌다. 수업 참관을 통해 아이의 수업 집중도 같은 걸 확인하고 이런저런 말을 해 준 덕인지 담임 교사가 아이를 보는 눈이 달라졌다.
 아내는 아이 친구들 사이에서 인기가 높다. 화 나면 담임에게 발길질을 해 대는 '문제아'인 흑인 남자 아이도 아내만큼은 잘 따른다. 수업 시간이 통제불가능할 정도로 왁자지껄하고 홈즈 교장 선생님에게 아이들이 '미스터 홈즈'라고 부르는 그런 미국 학교의 모습도 경험할 수 있었다고 한다.
 최근에도 학교에서 더램 생명과학박물관으로 야외소풍(필드트립)을 가는데 자원봉사자가 필요하다고 해서 아내는 샤프롱을 자청했다. 아이들 야외활동에는 학생 두세명을 데리고 다니는 활동 또는 그런 사람을 샤프롱(chaperone)이라고 부른다. 아내를 따라 샤프롱으로 나서봤는데 박물관이 눈으로만 보는 게 아니라 직접 체험하도록 돼 있는 점이 특이했다.

 더램 생명과학박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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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연과 생명, 과학과 관련된 전시물로 꾸며진 박물관. 아이들이 정전기를 이용해 허리케인을 만들어 보는 실험(동영상 첫 부분에 나오는 장면)도 하고 목표하는 행성으로 우주선을 발사하기 위해 과학자들이 계산하는 원리는 어떤 것인지를 게임식으로 체험해 볼 수 있다. 나비관에서는 팸플릿을 보고 다양한 나비를 직접 찾아볼 수 있고 야외에서는 곰을 비롯한 다양한 동물도 볼 수 있다. http://www.ncmls.org/
 -위치: 433 Murray Avenue, Durham, NC 27704  (919) 220-5429
 -입장료: Adults:  $10.85/Seniors (age 65 and older):$8.85/Children(ages 3-12):$7.85/Children(under 3): Free
posted at 2008/07/01 11:04:00 댓글(0) l 트랙백(0) l 스크랩
저녁 후 또 저녁을 먹는다? [잡동사니]
 'She always cooked a big dinner at noon, including pies, cakes, or fruit puffs for a constant supply of dessert. After dishes were washed, she would clean the kitchen, wash and iron the family's clothes, and take care of the kids coming home from school, being they did their chores and completed their homework assignments. Then she had to prepare supper, including leftovers plus a few fresh-cooked items.'

(할머니는 언제나 정오가 되면 푸짐한 디너를 준비했다. 디저트로 계속 먹을 수 있게끔 파이, 케이크, 과일퍼프도 메뉴에 들어 있었다. 설겆이를 마치고서는 부엌을 쓸고 닦고, 가족들 옷을 빨고 다림질했다. 그리고 학교에서 돌아온 아이들을 돌봤다. 아이들이 각자 맡은 일거리와 숙제를 마치도록 하는 것도 할머니 몫이었다. 그런 다음 서퍼를 마련했다. 먹고 남은 음식에 몇 가지 음식을 새로 만들어 준비했다.)


 지미 카터 전 대통령이 ‘어 리마커블 마더’ A Remarkable mother라는 책에서 외할머니 이다 니콜슨 고디의 삶을 묘사한 부분이다. 할머니가 살던 1800년대 중반 미국 남부의 평범한 주부들의 일상 그대로이다.

 책을 읽다가 평상시 궁금증이 되살아났다. ‘디너’와 ‘서퍼’의 차이다. 한낮에 ‘디너’를 준비해 먹고 저녁에 또 ‘서퍼’를 마련하다니...... 저녁식사를 두 번 한다는 얘기는 아닌 게 분명한데.....

 전에도 한번 궁금해서 아내를 가르키는 ESL 교사에게 물어 본 적 있다. 하지만 신통치 않은 답변이었다. 일반적으로 저녁식사를 ‘디너’라고 부르는데, 미국 서부에서 ‘디너’ 대신 ‘서퍼’라고 부른다는 것이었다. 카터 대통령의 책 내용을 설명해 주지도 못한다.
 우연찮게 오늘 랭귀지 파트너 프로그램에서 만난 미국인 할머니 리자 Lisa와 얘기하면서 미국 남부인 Southern의 삶 얘기가 나왔다. 플로리다 출신인 그녀는 79살로 카터 전 대통령의 고향인 조지아주 플레인 지역에서도 생활해 본 적 있다고 했다.

 리자 할머니 설명은 어릴 적 오전 8시쯤 아침을, ‘the middle of the day'  한낮에 ‘디너’를, 그리고 저녁에 ‘서퍼’를 먹었다고 한다. ‘디너’ 시간은 하루 중 가장 음식이 푸짐하게 나오는 시간이었다. ‘서퍼’는 카터 대통령의 외할머니처럼 디너로 먹고 남은 음식과 간단한 과자, 음료수 등으로 마련됐다고 한다.

 전통적으로 남부 지역에서는 농사를 지어 왔는데 오전에 들에 나가 일하고 돌아와 음식을 먹고 다시 들에 나가 일했다는 게 리자 할머니의 설명이었다. 특히 요즘과 달리 냉장시설이나 패스트푸드 같은 게 없다보니 음식을 바로바로 요리해 먹어야 했는데, 오전 중에 준비해서 대낮에 먹었다는 것이다.
  인터넷을 뒤져 보니 어떤 설명에는 아침식사를 준비하면서 달궈놓은 스토브가 식기 전에 바로 음식을 요리해야 할 필요성 때문에 낮에 ‘디너’를 먹었다고 설명돼 있다.
 요리 시간과 음식 보관의 문제에서 기인한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
 

posted at 2008/07/02 10:50:00 댓글(0) l 트랙백(0) l 스크랩
마틴루터킹 기념일에 찾은 루터 킹 기념관 [잡동사니]

박희준 기자의 블로그세계

 



     어른들로서는 아이들이 여행을 통해 뭔가를 느꼈으면 하는 바람이다. 여행을 통해 새로운 사람과 새로운 문화와 환경을 만나 스스로 하나라도 얻는 게 있었으면 하는 그런 욕심이다.
  아내는 진작부터 아이들이 조금만 더 크면 자기네끼리 배낭 메고 이곳저곳을 돌아나니게 해 주겠다고 선언한 터다. '글쎄 가능할까?'라고 생각하면서도 "애들이 여행을 하면 좋지"라는 정도로 호응을 해 두긴 했다. 하지만 여전히 실현가능성에 회의적이다.
  여행이 오로지 눈과 몸만 즐겁게 하는 데에 그친다면 왠지 공허하다. 수백 달러 하는 입장료를 지불한 올랜도 기억이 재밌었다는 것 외에 꽉 채워지지 않는 것도 그 때문이다.
  남는 것이라고는 몸 속에 있는 몇 컷의 아날로그 기억과 출력할 일 없이 기계 속에만 저장해 둔 디지털 기억 뿐이다. 디지털 기억도 그냥 방치되기 십상이다. '앨범에 정리해야지' 하면서 어디로 옮겨놓기라도 했다면 부지런한 편이다. 까맣게 잊고 있다 메모리가 꽉차 지우기용 컷을 고르느라 고민 좀 해야 한다.

  조지아주 주도인 애틀란타는 그래서 여행지로 썩 내키지 않았다. 오히려 크게 볼 것 없는 사우스캐롤라이나라면 노예시장과 플랜테이션을 테마로 아이들과 미국 역사 얘기도 하면 좋을 것이다.
  애틀란타는 대형 한인 마트인 H마트와 CNN본사, 코카콜라 본사, 올림픽 공원, 마틴 루터 킹 목사 기념관, 소설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를 쓴 마가렛 미첼 스퀘어, 스톤 마운틴이 가볼만한 곳이라고 한다. 다른 분들이 쓴 여행기를 보니 CNN본사와 코카콜라, 스톤 마운틴은 거의 필수코스처럼 돼 있는 것 같다.

  다행히 애틀란타 행을 마틴 루터 킹 목사 기념일에 맞춰 잡았다. 아이들도 최근 학교에서 마틴 루터 킹 목사에 대해 이미 수업시간에 들은 터다. 큰 아이는 킹 목사가 어린 시절 스쿨버스에서 백인들한테 당한 이야기를 학교에서 들었다며 아빠에게 설명해 주기도 했다. 애틀란타 테마는 자연스럽게 마틴 루터 킹 목사가 되었다.

  마틴 루터 킹 목사 기념일에 찾은 킹 목사 기념관은 사람들로 북적였다. 경찰이 여기저기에 배치된 가운데 주변 도로 차량 진입이 통제돼 주차공간을 찾느라 고생하긴 했지만 오히려 아이들의 관심은 높아졌다. 전국 방송중계 차량도 관심을 높이는 데 일조했다.

  아이들에게 기념관 방문이 어떤 이미지와 느낌으로 기억될지는 모르겠다. 인간의 존엄성 같은 거창한 것들은 기대하지도 않는다.  나중에 교과서에서 킹 목사를 만났을 때 먼 남의 나라 사람 이야기가 아니라 자기네가 가 본 곳에서 생활한 사람의 이야기로 받아들 수 있길 기대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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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at 2008/01/27 13:09:00 댓글(0) l 트랙백(0) l 스크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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