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는 2002년식 국산 준중형세단을 갖고 있다. 주로 출퇴근용인데 연비(연료소비율)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니다. 요즘 평균 연비가 8㎞ 남짓인데 한창 더웠던 지난 여름에는 ‘기름이 술술 센다’는 느낌이 들 정도로 연비가 떨어졌다. 정비소에 맡겨 연비를 잡아먹는 요인을 샅샅이 제거했지만 좀처럼 나아지지 않는다.
 지난주 ‘연비의 상식을 뛰어넘다’라는 캐치프레이즈를 내걸고 출시한 푸조의 ‘뉴 308 MCP’를 시승한 이유다.

 
 연비만 놓고 보면 결론은 만족이다. ℓ당 21.2㎞를 표방한 이 차는 평일 시내 주행 위주의 짧은 시승 기간 ℓ당 평균 16㎞대 연비를 나타냈다. 정속 주행 연비는 대부분의 차가 잘 나오는 만큼 일상 연비가 이 정도라면 평가할 만한 셈이다.
 푸조측 설명을 보태면 연비는 더욱 매력적이다.
 푸조는 보도자료를 통해 분당에서 서울(분당구청 - 압구정동 기준 왕복 약 42㎞)까지 출퇴근 하는 운전자의 경우, 하루 2리터의 연료만으로 차량 운행이 가능하다는 계산이 나온다고 설명한다. 금액으로 환산했을 경우 하루 3000원(경유 1리터=1500원)으로 서울-경기간 운행되는 광역버스의 왕복 요금(약 3600원)보다 경제적이라는 것. 따라서 한 달 20일 출근을 기준으로 했을시 총 소모되는 연료의 양은 40리터(금액 환산 시 약 6만원)로 매월 단 한번의 주유로도 차량 운행이 가능한 셈이다.
 장거리 운행에도 탁월하다. 리터당 21.2km를 주행하는 New 308 MCP의 연료 탱크 용량은 60리터로 단 한번 주유로 1272km를 운행할 수 있다. 이는 서울-부산 왕복뿐만 아니라, 서울-목포-부산-속초-서울을 잇는 대한민국 일주도 한번에 가능한 수치다.

 비결은 뭘까. PSA 푸조-시트로엥 그룹이 15억 유로(약 2조4000억원)를 투자해 지난 4년 동안 개발했다는 신형 1.6 HDi 엔진 덕분이라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이 엔진은 기존 엔진의 연소실 구성 부품의 50% 이상을 다시 설계해 적은 양의 연료 분사로 완전 연소를 이끌어냈다고 한다. 힘도 좋아졌다. 이전 모델과 비교해 토크는 12.5% 높아졌고, 마력은 112마력으로 향상됐다.
 이 차의 디자인은 푸조의 펠린 룩(Feline Look)을 기반으로 했다. 펠린은 ‘고양이과의’라는 뜻인데 날렵함과 우아함을 두루 갖췄다는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앙증맞다’는 인상이 강해 여성들의 시선을 잡기에 유리해 보였다.


 인테리어의 핵심은 1.26㎡의 파노라믹 글라스 루프다. 차량 전체에 유리창을 끼운 듯 훤히 보이는 파노라믹 글라스 루프가 전면의 윈드스크린, 좌·우측 창을 통해 탑승자에게 탁 트인 원형극장에 앉아 있는 느낌을 선사한다. 총 6개의 에어백도 돋보인다. 유로앤캡(Euro NCAP) 충돌 테스트에서 별 5개의 최고 등급으로 안전성을 인정받았다고 한다.
 시승하면서 인상적인 건 출발하거나 주차할 때다. 대개 변속기 레버를 ‘D’에 놓으면 브레이크만 떼도 차가 움직인다. 하지만 이 차는 전기차나 하이브리드카처럼 미동이 없어 시동이 걸렸는지 새삼 확인해야 한다. 불필요한 움직임을 없애 연비를 높이려는 의도가 담긴 것이다. 주차할 땐 변속기에 ‘P’가 없어 한참을 찾아야 했다. 여느 차와 달리 중립에 놓고 사이드 브레이크를 올려야 한다.


 전체적으로 아쉬운 점은 변속할 때 느껴지는 불안한 승차감이다.
 푸조는 엔진 제어 소프트웨어가 새롭게 설계돼 더 나아진 작동 품질을 제공하며, MCP 기어의 변속감도 부드럽게 개선돼 더욱 편안한 주행감을 제공한다고 했다. 하지만 가파른 길이나 굽은 길에서 갑작스럽게 전달되는 미세한 변속 충격은 국내외 시승차량을 꽤나 운전해본 기자에게도 다소 당황스러웠다. 초보자나 운전이 서툰 여성들은 익숙해지기까지는 꽤 시간이 걸릴 법했다. 이 차 국내 판매가격은 부가세 포함 3190만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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