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규어 올 뉴XJ 5.0SC 수퍼스포트 - 세계일보 블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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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추위가 몰아친 지난 주말 재규어 올 뉴XJ를 만났다.


 작년 9월 6가지 라인업으로 출시됐는데 이번에 시승한 모델은 신형 5.0리터 V8 수퍼차저 엔진을 장착한 최상위 모델인 ‘수퍼스포트(5.0SC Supersport)’.
 판매가 2억240만원의 고가 모델인 만큼 성능이 돋보이는 모델이다.
 정지상태에서 100km까지 가속시간이 4.9초. 510마력에 최대 토크 63.8kg·m(2500∼5500rpm)의 5.0리터 V8 수퍼차저 엔진이다.
 숫자에서 보여주는 대로 가속페달을 밟으면 가벼우면서 부드럽게 앞차를 추월한다. 재규어 특유의 가속음은 운전자의 질주본능을 자극한다. 테스트를 위해 60∼70㎞로 달리다 속도를 줄이지 않고 과속방지턱을 수차례 넘었지만 큰 충격이 없었다. 서울의 북악스카이웨이의 굽은 길을 감속없이 달렸지만 쏠림이 심하지 않았다. 강추위에 언 노면에서 가속할 때 미끄러지는 현상이 발생하자 곧바로 차체를 바로 잡아주며 안정시켰다. 정숙성 역시 대표주자인 렉서스의 최고급 모델과 견줘 손색이 없었다.
 XJ6는 1968년 출시된 재규어의 플래그십 모델이다.


 세계 3대 자동차 디자이너로 불리는 이안 칼럼(Ian Callum)이 맡은 디자인은 카리스마있고, 재규어만의 아우라를 뽐낸다. 물 흐르는 듯한 부드러움과 현대적인 터치를 가미했다는 게 회사측 설명이다. 길게 늘어뜨린 물방울 모양의 사이드 윈도는 스포츠 쿠페와 같은 실루엣을 완성함과 동시에 매끈한 디자인의 중심을 이룬다는 것.
 수입차가 한해 10만대 가까이 팔리면서 한껏 높아진 자동차 마니아들의 눈높이도 충족시킨다. 일반인들의 달리는 뉴XJ에 시선이 꽂히는 건 두말할 나위가 없다.
 한 그루의 나무에서 나오는 목재를 써 꾸민 실내 디자인은 재규어의 내공을 그대로 보여준다. 도어에서 차의 대쉬보드 상단까지 최상급 무늬목으로 활처럼 꾸몄는데 특유의 곡선미가 인상적이다. 호화 요트의 럭셔리한 인테리어 디자인에서 영감을 얻었다는데 개인적으로 볼 때 세련미와 안정감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은 것 같다. 이중 스티치로 장식된 폭넓은 천연가죽은 서재와 같은 편안한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다. 특히 기존의 아날로그식 계기판을 대체한 12.3인치 고해상도 가상 계기판은 고급스러움을 해치지 않으면서 자연스럽게 녹아들었다는 생각이다.

 
 올 뉴 XJ에 탑재된 어댑티브 다이내믹스(Adaptive Dynamics), 액티브 디퍼렌셜 컨트롤(Active Differential Control), 재규어드라이브 컨트롤(JaguarDrive Control™) 등은 덤이다.
 하지만 그림의 떡일뿐. 3.0ℓ디젤이 1억2990만원, 5.0ℓ 가솔린 포트폴리오가 1억5940만원이다. 최고급인 5.0ℓ 8기통 슈퍼차저 모델은 2억840만원.

 기자는 2002년식 국산 준중형세단을 갖고 있다. 주로 출퇴근용인데 연비(연료소비율)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니다. 요즘 평균 연비가 8㎞ 남짓인데 한창 더웠던 지난 여름에는 ‘기름이 술술 센다’는 느낌이 들 정도로 연비가 떨어졌다. 정비소에 맡겨 연비를 잡아먹는 요인을 샅샅이 제거했지만 좀처럼 나아지지 않는다.
 지난주 ‘연비의 상식을 뛰어넘다’라는 캐치프레이즈를 내걸고 출시한 푸조의 ‘뉴 308 MCP’를 시승한 이유다.

 
 연비만 놓고 보면 결론은 만족이다. ℓ당 21.2㎞를 표방한 이 차는 평일 시내 주행 위주의 짧은 시승 기간 ℓ당 평균 16㎞대 연비를 나타냈다. 정속 주행 연비는 대부분의 차가 잘 나오는 만큼 일상 연비가 이 정도라면 평가할 만한 셈이다.
 푸조측 설명을 보태면 연비는 더욱 매력적이다.
 푸조는 보도자료를 통해 분당에서 서울(분당구청 - 압구정동 기준 왕복 약 42㎞)까지 출퇴근 하는 운전자의 경우, 하루 2리터의 연료만으로 차량 운행이 가능하다는 계산이 나온다고 설명한다. 금액으로 환산했을 경우 하루 3000원(경유 1리터=1500원)으로 서울-경기간 운행되는 광역버스의 왕복 요금(약 3600원)보다 경제적이라는 것. 따라서 한 달 20일 출근을 기준으로 했을시 총 소모되는 연료의 양은 40리터(금액 환산 시 약 6만원)로 매월 단 한번의 주유로도 차량 운행이 가능한 셈이다.
 장거리 운행에도 탁월하다. 리터당 21.2km를 주행하는 New 308 MCP의 연료 탱크 용량은 60리터로 단 한번 주유로 1272km를 운행할 수 있다. 이는 서울-부산 왕복뿐만 아니라, 서울-목포-부산-속초-서울을 잇는 대한민국 일주도 한번에 가능한 수치다.

 비결은 뭘까. PSA 푸조-시트로엥 그룹이 15억 유로(약 2조4000억원)를 투자해 지난 4년 동안 개발했다는 신형 1.6 HDi 엔진 덕분이라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이 엔진은 기존 엔진의 연소실 구성 부품의 50% 이상을 다시 설계해 적은 양의 연료 분사로 완전 연소를 이끌어냈다고 한다. 힘도 좋아졌다. 이전 모델과 비교해 토크는 12.5% 높아졌고, 마력은 112마력으로 향상됐다.
 이 차의 디자인은 푸조의 펠린 룩(Feline Look)을 기반으로 했다. 펠린은 ‘고양이과의’라는 뜻인데 날렵함과 우아함을 두루 갖췄다는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앙증맞다’는 인상이 강해 여성들의 시선을 잡기에 유리해 보였다.


 인테리어의 핵심은 1.26㎡의 파노라믹 글라스 루프다. 차량 전체에 유리창을 끼운 듯 훤히 보이는 파노라믹 글라스 루프가 전면의 윈드스크린, 좌·우측 창을 통해 탑승자에게 탁 트인 원형극장에 앉아 있는 느낌을 선사한다. 총 6개의 에어백도 돋보인다. 유로앤캡(Euro NCAP) 충돌 테스트에서 별 5개의 최고 등급으로 안전성을 인정받았다고 한다.
 시승하면서 인상적인 건 출발하거나 주차할 때다. 대개 변속기 레버를 ‘D’에 놓으면 브레이크만 떼도 차가 움직인다. 하지만 이 차는 전기차나 하이브리드카처럼 미동이 없어 시동이 걸렸는지 새삼 확인해야 한다. 불필요한 움직임을 없애 연비를 높이려는 의도가 담긴 것이다. 주차할 땐 변속기에 ‘P’가 없어 한참을 찾아야 했다. 여느 차와 달리 중립에 놓고 사이드 브레이크를 올려야 한다.


 전체적으로 아쉬운 점은 변속할 때 느껴지는 불안한 승차감이다.
 푸조는 엔진 제어 소프트웨어가 새롭게 설계돼 더 나아진 작동 품질을 제공하며, MCP 기어의 변속감도 부드럽게 개선돼 더욱 편안한 주행감을 제공한다고 했다. 하지만 가파른 길이나 굽은 길에서 갑작스럽게 전달되는 미세한 변속 충격은 국내외 시승차량을 꽤나 운전해본 기자에게도 다소 당황스러웠다. 초보자나 운전이 서툰 여성들은 익숙해지기까지는 꽤 시간이 걸릴 법했다. 이 차 국내 판매가격은 부가세 포함 3190만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