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라도....


 11월 6일. 마라도는 잔뜩 바람을 머금고 첫 발걸음을 한 나를 수줍은 모습으로 맞이했다.

 한반도의 마침표 마라도. 동서폭 500미터의 마라도는 남북으로 1200미터에 걸쳐 전체 약 10만평에 이르는 작은 몸집이었다.

 늦가을 마라도 전역은 갈색 억새풀로 몸치장을 한 채 전국에서 몰려드는 낮선 여행객들을 맞이했다.

 남제주 모슬포항에서 높이 1.5미터의 파고를 뚫고 30분 걸려 찾은 한국 최남단 마라도.
 하지만 그리움으로 마라도에 첫 발을 내디딘 선착장은 위험천만했다. 하루 8차례에 걸쳐 관광객이 타고 내리는 선착장엔 관광객 안전을 위해 손잡이 하나 설치하지 않은 안전무방비지대였다. 아찔한 생각을 떨치지 못한 채... 마라도에 상륙했다.

 남북으로 길게 뻗은 길을 따라 걷기로 했다. 바람의 천국마냥 사방에서 세찬 바람이 귓전을 때렸다. 바람에 누운 억새풀을 보며 남쪽으로 난 오르막길을 걸었다. 연인으로 보이는 많은 관광객들이 2인용자전거로 활기차게 가로지르는 모습도 마라도는 모두 품어주는 듯 했다.

 한참을 걸으니 해발 39미터 최정상에 우뚝 솟은 풍력발전기 1대가 눈에 띄었다. 그 소리가 얼마나 센지 마치 마라도를 돌리고, 마라도 하늘을 잡아 돌리는 듯 하다. 그 인근에 흰색 페인트를 칠한 유인 등대가 우뚝 서 있다. 밤이면 이 마라도 등대는 10초를 주기로 1만5000촉광의 빛줄기를 사방으로 비추며 돌아간다고 한다. 이 빛은 전방 33키로미터 안에 있는 모든 물체를 비춘다는 것.

 남쪽 끝자락에 이르니 ‘한국최남단’이라 적은 비석이 세워져있다. 이 곳에 서니 아쉬움과 서운함 같은 그 무엇이 밀려왔다. 여기서 우리나라 땅이 끝나는 게 아쉬웠기 때문이리라.

 그냥 지나칠 수 없어 휴대폰을 꺼내들고 문자메시지를 날렸다. “당신 손을 쥐어봐 내가 잡은 손을 느낄 수 있을 거야 여긴 한국최남단 마라도 사랑해”

 사랑하는 사람에게 문자메시지를 날렸더니 무언가 한 건 했다는 마음으로 가슴이 뿌듯했다.
 남쪽 끝 지점은 이 섬의 반환점이기도 하다. 오른쪽으로 계속 걸었다.

 섬 중앙 서쪽지점에 횟집, 민박집, 교회, 사찰이 나타났다. 마라도에서 가장 유명한 자장면 집과 어린이 3명뿐인 마라도 분교도 보였다.

 현재 마라도에 사는 주민은 모두 90명, 30가구라고 한다. 이 가운데 민박을 하는 곳이 8가구. 대부분 낚시꾼들이 이용한다고 한다.

 이 곳을 찾은 한 관광객은 2-3년 전에는 민가 한 두 가구뿐이었다며 난개발 바람이 이곳까지 불어 닥치고 있다며 씁쓸해했다.


 마라도는 결코 크지 않은 모습이어서 자신을 숨기지도 않았지만 또 모든 것을 드러내지도 않은 것 같았다.

 한 지점에서 해가 뜨고 지는 모습을 바라볼 수 있다는 마라도. 나는 너에게서 세차게 이는 바람의 의미를 알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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靑山(서상배) | 2004/11/10 23:14 | DEL | REPLY

아직도 마라도는 우리에겐 미지의 세계나 다름없죠? 그런곳은 난개발을 막아서 보존하는것도 좋을듯합니다.저도 마라도를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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