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의 팁. 세금. 연금 그리고 복지제도( 뉴욕여행기 14 ) - 세계일보 블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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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팁. 세금. 연금 그리고 복지제도

- 뉴욕여행기(14) -

 

 

 

 

남원시민신문논설고문 서호련

 

팁에 익숙하지 아니한 한국 사람들은 팁이 무서워 식당에 가기도 두렵다. 미국의 식당에서는 음식 값의 18-20%의 팁을 따로 내 놓아야 하니까.

한 가족이 200$ 어치의 식사를 하면 약 4만원을 놓고 나와야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그 팁 4만원이면 또 한 번의 식사를 할 수 있는 돈이기 때문에 팁이 아까울 수밖에. 어디를 가나 맥도날드 햄버거 집은 사람들이 줄을 서 있다. 손바닥만 한 햄버거 하나와 커다란 콜라 컵 그리고 감자튀김 한 봉지 값이 평균 8달러쯤 된다. 식당안의 어디서나 이러한 델리, 경양식 집에서는 팁이 없다. 점심때가 되면 부근의 사무실에서 나온 와이셔츠부대들이 햄버거와 콜라를 한 컵씩 들고 밖으로 나와 나무 밑이나 벤치에 앉아서 서서 먹는다. 타임스 스퀘어 지역에는 피자집이 유명하다. 항상 손님들로 꽉 차기 때문에 손님들이 로비에 앉아 자기 차례를 기다리는 것이다. 아내는, 이런 곳에서 피자가게 하나 하면 좋겠다고 하니 딸아이는 "엄마, 이곳이 가게가 아니라 대기업이에요."라고 말해서 모두 웃었다.

 

한 번은 필라델피아의 어느 호텔에서 근무하는 딸아이를 방문했었다. 그의 직책이 고객들의 고충을 해결해주고 시내 레스토랑이나 명소를 안내하며 차량을 예약해주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그와 관련된 레스토랑에서는 부모님이 오셨다고 여기저기서 식사초청을 하기도 했다. 3일을 체류하는 동안 초청한 레스토랑으로 가서 융숭한 대접을 받았다. 그런데 식사는 무료지만 팁은 주어야 한다. 그런데 팁은 신용카드로도 결제할 수 있다. 종업원들은 그 팁을 한 달간 모아서 똑같이 분배한단다.

 

우리가 필라델피아를 떠나기 전날 저녁 필라델피아에서 유명한 스테이크 레스토랑에서 초대를 받았다. 호텔에서 나오자 앞에 대형 캐딜락이 주차하고 있었다. 이 차가 얼마나 크고 길던지 지나가는 사람들이 다 신기하다는 듯 차안을 들여다보고 있었다. ‘움직이는 궁전’ 이라는 별명이 붙은 이 캐딜락 안 바(bar)에는 온갖 주류와 음료수까지 준비되어 있었다. TV, 퍼스널컴퓨터, 무전기 등 모든 첨단장비도 갖추어져 있다. 마치 고급 호텔 응접실 같았다. 호텔 손님들이 이 차를 불러 타고 파티나 가족행사에 참가하기도 한다. 우리를 스테이크 레스토랑까지 데려다 주려고 정장차림의 캐딜락 사장이 직접 차를 몰고 나온 것이다. 그 사장도 딸아이에게 호의를 베풀어야 할 일이 있는지 모르겠다. 아이는 그분에게도 팁으로 100달러를 주었다. 아무리 짧은 거리일지라도 이 차를 한 번 이용하는(물론 왕복이다) 요금이 500달러정도 되는 것 같았다. 사장은 한사코 받지 않으려 하고 아이는 또 기어코 주려고 실랑이를 벌였다.

 

스테이크식당 이야기가 나왔는데, 너무 손님들이 많아서 미리 예약하지 않으면 안 된다. 이 레스토랑이 미국에서도 유명한 것은 스테이크 한 개가 우리 손바닥 두개쯤 되는 크고 두꺼운 특등 급 소고기였다. 보통사람은 이것을 다 먹을 수 없을 것 같다. 이것을 다 먹는 미국사람들의 배는 보통 크기의 배가 아닐 듯했다.

 

미국의 세금 - 소비세와 개인소득세 그리고 은퇴연금

우리나라와 독일 같은 나라에서는 마트나 백화점 같은 곳에서 물건을 살 때 물건 값 안에 이미 세금(부가세-VAT)이 포함되어 있다. 하지만 미국에서는 부가세가 없다. 대신 소비세(Sales tax)라는 것이 있어 물건에 표시된 가격 이외에 약 10% 전후의 세금을 따로 더 내야 한다. 자기가 생각한 것보다 많은 액수가 찍히니 처음에는 좀 이상한 생각이 드는데 영수증 제일 밑에는 세금액수가 찍혀 있다. 그래서 계산대에서 종종 다투는 경우도 생긴다. 그러니 부쳐 놓은 가격 이외에 항상 10%를 더 계산하고 있어야 한다. 물론 판매를 목적으로 물품을 구매할 경우에는 당연히 소비세를 내지 않는다.

 

개인소득세의 경우, 미국 납세자의 절반(47%)은 감세혜택과 경기침체로 인한 여파로 개인 소득세를 면제 받는다. 통상적으로 연소득 5만 달러(월 평균 약 420만원)이고 18세 이하 미성년 자녀 2명을 둔 4인 가구에서는 소득세를 하나도 안낸다. 단 사회보장세와 의료보장세는 납부해야 한다. (사회보장세 연0.062%-3,100$, 의료보장세 연0.015%-725$), 개인소득세를 내는 미국납세자들은 전체의 절반밖에 되지 않는다. 모든 납세 의무자는 매년 4월 15일에 개인소득세 신고를 해야 한다. 개인소득세 신고는 급여뿐만 아니라 은행이자소득, 배당금, 주식거래 손익, 부동산관련 소득 등 모든 소득을 종합해서 신고해야 한다.

 

반면 미국에선 연소득 36만6천5백 달러(3억 7천만 원) 이상의 부유층 10%가 전체 개인소득세의 73%를 부담하고 있다. 개인소득세는 연방정부세입에서 절반을 차지하며 한 해에 약 9천억 달러를 거둬들인다. 경기침체와 경기부양책으로 세입은 감소하고 정부지출은 늘어 연방정부의 적자와 나라 빚이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는 실정이다.

 

개인소득세의 경우, 시민권을 가진 기혼 부부가 연6만 $를 받는 경우 기본공제와 가족공제로 연1만 2천 $의 공제를 받지만 독신자의 경우는 9천3백5십 $(기본공제 5,700$, 인적공제 3,650$)밖에 공제를 못 받으니 독신자가 훨씬 세금을 더 많이 낸다. 물론 연봉 액수에 따라 구간별로 세율이 다 다르다.

 

미국에는 고용주가 매년 1개월 봉급을 적립해 주는 식의 퇴직금제도는 없고, 개인들은 퇴직 후 노후대책의 일환으로 연방정부가 운영하는 일종의 사회보장연금제도인 사회보장세 0.062%와 의료보장세 0.015%를 적립해야 한다. 이 연금은 1. 개인이 일을 하면서 납부한 사회보장세에 의하여 지급되는 은퇴연금과 유가족연금 2. 일정한 자격을 갖춘 저 소득층 가정에게 주는 생활 보조금으로 되어 있다. 각자가 납부한 사회보장세를 적립하여 은퇴연금을 받으려면 적어도 10년은 납부해야 한다. 은퇴연금은 각자의 총소득을 기준하여 산출하기 때문에 소득이 많을수록 수혜금액도 많아진다. 은퇴연금은 62세부터, 의료 서비스는 65세 이상부터 받을 수 있다.

 

고용주는 직장근무자들의 사회보장 및 의료보장세금을 연봉의 7.65% 원천징수하고, 직장근무자들의 급료에서 공제된 것과 같은 액수-7.65%를 더하여 매달 IRS(미국 국세청)로 보낸다.(그러니까 고용주가 직원들로부터 징수한 금액이 100만원이라면, 고용주는 100만원을 더한 200만원을 보낸다.) 자영업자의 경우는 비용을 공제하고 남은 순 수입 금액의 15.3%를 낸다.

 

미국의 경제는 추락하고 있고 미국인들의 삶은 날로 팍팍해 지고 있는데,

권태호 워싱톤 특파원은 추락하는 미국이 부럽다고 하신다.

 

한국 관광객들도 ‘미국이 별로 잘 사는 것 같지 않다’ 고 말하는 사람이 많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국인들이 부럽다는 생각이 든다.

지난해 미국 1인당 국민소득(GNP)은 4만7140달러로, 우리나라(2만 759달러)의 2배가 넘는다. 그들은 여행도 많이 다니고 캠핑. 낙시 등을 즐긴다. 소비성향도 우리보다 훨씬 높다. 미국도 사교육비가 늘고 있지만 연간 3억원(월 3천만원)을 버는 가정이 취학아동에게 쓰는 사교육비가 월 40만 만원이 안 든다.

택시운전을 하는 어느 이민자의 가정도 여느 중산층처럼 방 4개에 2층과 지하실 ,잔디 깔린 앞뒷마당 딸린 단독주택에서 산다.

 

미국의 복지제도가 부실하다고 하지만 여전히 부러운게 복지제도다. 실직하면 99주 동안 실업수당을 준다. 노인들은 젊을 때 자신이 낸 사회복지세를 근거로 은퇴한 뒤 평생 사회복지연금을 받는다. 평생 실직자로 살아도 65세가 되면 한 달에 650달러 정도의 생활비를 받는다. 미국의 의료보험제도도 형편없다고 하지만 65세이상(메딬케어)과 저소득층가정(메디케이드)은 공공의료로 보완한다. 대학등록금은 해마다 가파른 속도로 올라 사회문제가 되고 있지만 가난한 가정자녀는 각종 할인. 장학금. 대출이 많아 대학 못가는 경우는 없다.

미국이 유럽에 비해 복지제도가 부실하다고 하지만 ‘미국이 복지병 때문에 망했다’는 말은 실상을 모르고 한말이다. 미국은 역시 미국이었다. 우리가 배울 점이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