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 초대석] "국내 부족한 자원, 北 광물 개발로 극복해야”
이한호 광업진흥공사 사장
세계는 자원 확보 전쟁 중이다. 중국은 자원부국인 아프리카 국가들을 상대로 파격적인 선물 공세를 앞세워 ‘싹쓸이’ 자원외교를 펼치고 있다. 자원 확보를 위해서라면 국제사회의 지탄을 받는 독재정권이라도 지원을 주저하지 않는다. 천정부지로 치솟는 국제유가가 경제 회복에 악영향을 끼치고 있다는 보도가 잇따르면서 국내에서도

안정적 자원 확보에 대한 관심이 부쩍 높아졌다. 하지만 ‘자원이야 돈만 있으면 언제든 구할 수 있는 것 아니냐’, ‘실패 위험이 큰 자원 개발에 직접 뛰어들어 득 될 게 있느냐’는 등의 반대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이한호(61) 광업진흥공사 사장은 그러나 “이 같은 시각은 몹시 위험한 것”이라고 일축한다. 자원 확보 문제는 경제적인 논리보다 국가 안보 차원에서 인식해야 한다는 것이다. 군 출신이라 그런지 말투엔 한치의 주저함도 없다.

28대 공군참모총장(2003∼05년)을 지낸 이 사장은 진행 방향과 전략이 수립되면 강력한 추진력으로 목적을 달성해 내는 것으로 유명하다. 1995년 공군 전투발전단장에 임명됐을 때는 백지 상태에서 ‘서울 에어쇼’를 준비하란 지시를 받고 1년 만에 성공적으로 치러냈다. 잘못하면 망신당한다고 반대했던 당시 미7공군사령관조차 매끄러운 진행에 ‘기적’이라며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이 사장은 ‘군 출신이 무슨 경영을…’이라는 선입견을 되레 비웃기라도 하듯 낮은 자세로 광진공의 개혁에 매진하고 있다.

공군 재직 시 ‘전투기 모는 참모총장’으로 유명했던 그를 얼마 전 서울 양재동 교육문화회관에서 만났다. 이 사장은 남북 정상회담 수행원으로 북한을 다녀온 직후인데도 광업 관련 심포지엄 행사를 주관하는 등 쉴 틈이 없는 모습이었다. 남북 간 광물 분야 협력 문제가 자연스레 화제로 올랐다.

―회담 합의문에 광물 개발 건은 포함이 안 됐습니다. 성과가 없었나요.

“이번 정상회담의 성격상 구체적인 성과가 나올 부분은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이미 개발한 북측 광산도 있고 개발을 위해 의향서를 제출한 사업도 있습니다. 우선 2005년 7월 제10차 남북경제협력추진위원회 합의에 따라 진행 중인 함경남도 단천지역의 검덕 아연광산과 용양·대흥 마그네사이트 광산의 2차 현장조사단(15명)이 20일 방북합니다. 세계 1∼2위의 매장량을 보유하고 있는 마그네사이트는 결코 놓칠 수 없는 자원입니다.”

―북한 지역 광물 개발이 우리에게 중요한 이유는 무엇입니까.

“기본적으로 국내 부존자원이 부족해 어디선가는 개발해야 합니다. 북한은 거리가 가까워 경제성이 있어요. 일방적인 대북 지원은 여론의 지지를 받기 어렵습니다. 자원 개발로 경제적 자립을 이루려는 북측도 우리 제안을 마다할 이유가 없죠. 남북 경협 중에서도 가장 가시적이고 큰 성과를 낼 수 있는 분야가 자원 공동개발입니다.”

―우리 기업이 북한에 진출하기 위해서는 3통(통신·통행·통관) 등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다는 지적이 있는데요.

“(어떤 사업이든) 사업 추진이 필요하다는 공감대를 형성하는 것이 필수적입니다. 매장량이나 수송 문제, 개발 범위, 판로 등은 그다음 문제이지요. 물론 경제성이 있어야 사업 확대가 가능하겠지만…. 3통 문제보다 더 중요한 것은 사업에 대한 인식, 왜 추진해야 하는가 등에 대한 공감대를 만드는 일입니다.

―해외 자원 개발에 주력하고 있는데, 가장 큰 관심 사업을 무엇입니까.

“세계 4대 니켈 광산인 아프리카 마다가스카르 니켈광입니다. 전체 사업비만 37억달러로 기존 사업비의 총합보다 많아요. 이 사업이 잘못되면 국내 광업에 대한 인식까지 잘못될 수 있다는 인식에서 단단히 주시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우라늄의 자주개발이 절실합니다. 개발률은 ‘제로(0)’인데 가격은 천정부지로 뛰고 있어요. 캐나다, 호주에 이어 다음달엔 아프리카 잠비아, 모잠비크를 상대로 개발 가능성을 타진할 계획입니다.”

―광진공이 벌써 창립 40년이 됐습니다. 비전을 발표한 바 있는데, 생각대로 추진되고 있습니까.

“방향이 맞았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조직 개편을 통해 광산 탐사팀과 경제성 검토팀을 대폭 강화했습니다. 광업전문회사는 기술이 없으면 의미가 없습니다. 얼마 전엔 지질자원연구소와 우라늄 개발, 국내 자원 개발 등 구체적인 아이템을 정해 협력하기로 했습니다. 해외 자원 개발에도 투자한 만큼 많은 인력을 투입해 경험을 축적하게 하고 있어요. 광산 개발에 따른 삼림 훼손이 골프장 개발로 인한 훼손의 13분의 1에 불과하다는 조사 결과도 있는 만큼 광업에 대한 부정적 인식(환경훼손)을 해소하는 데도 집중하고 있습니다 ”

―자원 개발에 대한 관심이 뜨겁습니다. 그러다 보니 크고 작은 기업들이 너도나도 자원 개발에 나서겠다고 발표하는 사례가 잦습니다. 공시만 보고 이들 기업에 주식투자를 했다가 손실을 보는 투자자가 적지 않습니다만.

“자원 개발 분야에서 항상 있어온 문제입니다. 자원 개발은 성공 가능성이 작은 만큼 착수에서 개발, 생산까지 큰 손실위험을 안고 있지요. 개발 단계에선 어쩔 수 없이 과장도 있을 수밖에 없어요. 정확히 계산이 안 되다 보니…. 일반인들은 투자할 때 주의해야 합니다. 광진공은 이 같은 위험을 줄이기 위해 조만간 출시되는 국내 첫 광물펀드(니켈)에 여러 가지 안전장치를 마련했습니다. 금융감독원의 검토를 거친 펀드인 만큼 안전하다고 봐도 됩니다. 최대 수익률이 검토 당시엔 t당 1만4000달러를 기준으로 했는데 지금은 5만달러까지 치솟았습니다.”

―국민이나 정부에 바라는 점이 있다면.

“‘광물은 돈만 있으면 얼마든지 살 수 있는데 왜 힘들여 개발하려고 하느냐’는 생각들이 있습니다. 과거 일부 해외 개발 과정에서 확보했던 권리들도 외환위기를 거치면서 팔아버렸는데, 자원은 무한한 게 아닙니다. 앞으로는 돈 주고도 구할 수 없을 겁니다. 가격이 문제가 아니라 생산 자체에 차질을 겪을 수 있다는 뜻이죠. 그런 측면에서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과 (자원 개발) 실패를 용인할 수 있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직원들에게도 얘기합니다. ‘실패를 두려워하지 말자’, ‘정해진 절차와 분석을 거쳐 최선을 다했는데도 안 나오거나 생산성이 떨어지는 것은 실패가 아니다’라고. 그런 것까지 실패로 몰아붙여 책임을 물으면 자원 개발 못 합니다.”

공군참모총장 재임 시에도 북한의 고성능 주력기인 미그-29기(이 사장은 2004년 말레이시아 순방 중 미그-29기를 직접 몰아 화제가 됐었다)를 비롯해 최신 전투기를 직접 조종해봐야 직성이 풀렸을 만큼 철저한 성격의 이 사장을 만나 광진공은 체질 개선 작업이 한창이다. 최근 수년간 정부의 각종 평가에서 바닥권을 맴돌던 광진공이 새로운 모습으로 거듭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을 갖게 하는 대목이다.

지금도 조종간이 그리워진다는 이 사장. 거드름을 피우는 자원 부국들을 보면 ‘미래 자원강국 한국’의 꿈을 더욱 다지게 된다는 그의 각오에서 백전노장의 녹슬지 않은 ‘패기’가 묻어났다.

대담=염호상 산업팀장

정리 조현일 기자, 사진 이종덕 기자

■프로필

▲1947년 울산 출생 ▲1964년 부산고 졸업 ▲1969년 공군사관학교 졸업(17기)▲1988년 미국공군대학교 AWC(Air War College) 졸업 ▲1994년 공군 제19전투비행 단장 ▲1995년 공군 전투발전단 단장 ▲1996년 국방부 조직인력관 ▲2002년 공군 작전사령관 ▲2003년 제28대 공군 참모총장 ▲2005년 공군 대장 예편 ▲2006년 한서대학교 대우교수 ▲2006년 12월 대한광업진흥공사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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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famart official partner merc | 2014/04/03 13:32 | DEL | REPLY

앉을 때, 바닥에 닿는 부분을 궁둥이라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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